[사설]출산율 하락 부추긴 사교육 부담... 공교육 질 높여야

  • 등록 2023-12-21 오전 5:00:00

    수정 2023-12-21 오전 5:00:00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이 서민 가계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번에는 사교육비 증가가 출산율 하락을 부추긴 주요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한국경제인협회로부터 나왔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사교육비 증가가 합계출산율 하락에 26%가량 영향을 줬다는 내용의 보고서다. 보고서는 학생 1인당 한 달 평균 사교육비가 1만원씩 늘 때마다 합계출산율이 0.012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26조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국내총생산(GDP) 2150조원의 1.2%를 넘긴 사교육비 지출이 서민 가계를 옥죄고 있다는 얘기는 새삼스런 것이 아니다. 숱하게 많은 연구 결과가 나왔으며 나라 전체가 사교육 부담에 짓눌려 있다는 지적도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는 역대 정부가 타개책 마련에 총력을 쏟았던 저출산 문제에도 사교육 부담이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수치로 분석, 제시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보고서는 2010년 1인당 평균 사교육비는 32만 6000원에서 지난해 52만 4000원으로 꾸준히 늘었는데 같은 기간 합계출산율은 1.23명에서 0.78명으로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는 것을 사례로 들었다.

아동수당 파격 인상 등 정부와 지자체들이 다양한 출산 대책을 앞다퉈 제시하지만 사교육 부담에 발목잡힌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별 의미가 없다. 고소득층은 고소득층대로, 서민은 서민대로 사교육비로 허리가 휘는 일이 바로잡히지 않는다면 자녀를 가지려는 가정이 늘어날 리 없다는 얘기다. 신혼부부의 45.8%가 자녀를 갖지 않고, 54.9%가 맞벌이라는 통계청 발표는 ‘딩크족’(DINK) 증가도 과도한 사교육 부담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보고서는 사교육비 지출이 낮은 지역일수록 합계출산율이 높았다며 전남(1인당 월평균 38만 7000원)을 예로 들었다. 사교육의 짐이 덜할수록 출산에 부담을 덜 느낄 수 있다는 뜻으로 읽혀진다. 그러나 저출산과 사교육 부담의 악순환 고리를 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공교육의 정상화 외에 달리 있을 수 없다. 마음놓고 자녀를 맡길 수 있도록 공교육의 질을 높이지 않는 한 사교육 부담은 젊은 부모들의 출산을 막을 족쇄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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