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유혹’ 정진영 “멜로, 모든 배우의 꿈”(인터뷰)

  • 등록 2016-03-17 오전 6:30:00

    수정 2016-03-17 오전 6:30:00

[이데일리 스타in 방인권 기자] ‘화려한 유혹’에서 막강한 권력을 지닌 부패한 정치인 강석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는 배우 정진영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멜로는 모든 배우의 꿈이죠.”

배우 정진영이 “이제는 멜로 배우”라는 말에 그을린 얼굴로 웃었다. 정진영은 최근 MBC 월화극 ‘화려한 유혹’(연출 김상협·극본 손영목)을 마치고 태국과 대만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유적지와 박물관을 돌아다니느라 얼굴이 타버렸다. 격정적이었던 극중 캐릭터에서 벗어난 듯 온화한 미소에서 여유가 느껴졌다.

그동안 정진영은 드라마 ‘사랑비’를 제외하고 로맨스와 거리가 멀었다. 드라마 ‘바람의 나라’, ‘동이’, ‘브레인’, 영화 ‘달마야 놀자’, ‘황산벌’, ‘왕의 남자’, ‘이태원 살인사건’, ‘평양성’ 등 주로 카리스마 넘치는 굵직한 역할이었다. ‘화려한 유혹’ 속 야심가 강석현 역은 그에게 도전이었다. 야욕으로 가득 찬 악인이지만 사랑을 통해 변모하는 인물이었다.

“처음엔 섭외를 거절했어요. 4부 대본까지 읽고 강석현이 전형적인 악역이라고 생각했죠. 고사한다고 말하고 김상협PD랑 술이나 먹자고 했어요. 근데 그 자리에 작가 두 분을 데려왔어요. 반칙이죠. (웃음)강석현에게 깊은 내면이 있다는 말에 도전할만하겠다 싶었어요. ‘진한 멜로가 있다’고 했는데, 그땐 안 믿었어요.(웃음)”

거짓말이 아니었다. 정진영은 극중 최강희와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과거 연인과 닮은 은수(최강희 분)에 대한 관심이 사랑으로 발전해 결혼에 이른다. 죽음을 앞두고 깊이 뉘우치는 이유도 사랑 때문이다. 극중 30세 이상 나이 차가 나는 커플이었지만, 정진영의 진정성 어린 연기 덕분에 거부감 대신 지지를 얻었다. 극중 나이가 정진영의 실제 나이 보다 훨씬 많은 68세로 설정됐기 때문에 애청자들은 그에게 ‘할배파탈’(할아버지+옴므파탈의 조어)이란 애칭을 붙여줬다. 그는 최강희와 멜로에 대해 “자연스러웠다”고 말했다.

“(최)강희씨 눈이 굉장히 예뻐요. 멜로는 서로 눈을 바라보면서 연기를 하잖아요. 강희씨 눈을 바라보면 사랑의 감정이 저절로 끌어 올랐어요. 극중 대사처럼 촬영 현장에서도 저를 보고 웃어주면 그게 참 좋더라고요. 강희씨는 개성 있는 독특한 배우인데, 은수라는 캐릭터와 잘 맞았어요. 강희씨가 아니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덕분에 절실하게 느끼면서 연기할 수 있었어요.”
[이데일리 스타in 방인권 기자] ‘화려한 유혹’에서 막강한 권력을 지닌 부패한 정치인 강석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는 배우 정진영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중은 그의 멜로에 환호했지만, 정작 그의 관심사는 치매 연기였다. 강석현은 노년에 알츠하이머에 걸린다. 정진영은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전형적인 치매 연기를 원하지 않았다. 그는 “치매 연기가 가장 어려웠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멍한 눈빛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호수 위에 누워 있다는 자기 최면을 걸어야 했다.

정진영은 극중 죽음으로 지난 8일 ‘화려한 유혹’에서 하차했다. 드라마는 22일 종영한다. 최종화인 50회 대본까지 탈고된 상태이지만, 일부러 대본을 보지 않았다. 정진영은 “시청자의 마음으로 이제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8개월 동안 강석현이란 인물에 푹 빠져 있던 정진영은 당분간은 휴식을 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렇지만 내달 13일에는 영화 ‘시간 이탈자’가, 하반기에는 영화 ‘판도라’(가제)가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슬럼프 없는 꾸준한 활동이다.

“매너리즘이 찾아오지 않게끔 계속 노력하고 있어요. 작품을, 연기를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매번 어려운 방법을 찾는 거예요. 그러면 매너리즘에서 그나마 멀어져요. 그런 의미에서 ‘화려한 유혹’은 신선한 자극이 됐어요. 운동선수도 컨디션이 늘 일정치 않듯, 배우도 작품에 따라 달라요. 이번에는 영적인 컨디션이 좋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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