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 '스프레더블 미디어' 에 따른 한류 글로벌 전략은

  • 등록 2016-07-28 오전 3:01:01

    수정 2016-07-28 오전 3:01:01

[이재원 문화평론가·한양대 실용음악과 겸임교수]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쇼!음악중심’을 관람하기 위해 기다리던 방청객들이 로비를 가득채웠다. 여름 방학을 맞은 중·고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걸그룹 ‘원더걸스’와 ‘여자친구’를 비롯해 보이밴드 ‘FT아일랜드’, 보이그룹 ‘비스트’ 등을 보기 위해 몰렸다.

이들은 또 MBC 기념품 매장에서 기념품을 구매하고 광장 바닥에서 스타들의 손도장과 함께 셀피를 찍느라 분주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해외 한류(韓流)팬이었다. 피부색도 다르고 언어도 달랐지만 로비 바닥에 함께 앉아 좋아하는 스타 이야기를 할 때에는 한국사람과 매한가지였다. 여름 방학을 맞아 음악프로그램이나 콘서트장에 외국팬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한류 바람은 대학 풍경에서도 실감이 난다.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연구소에는 방학마다 미국에서 대학생 인턴들이 방문한다. 지난해 인턴십을 경험한 미국학생 칼라는 올해 동생 파울라에게 인턴십을 추천했다. 퍼듀대 대학원을 졸업한 칼라와 퍼듀대에 재학 중인 파울라는 한국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을 만나 함께 연구하는 경험이 중요했다. 특히 이들 자매는 열성 한류팬이기에 한국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없이 소중했다. 칼라는 올해도 한국을 찾아 동생과 함께 한국생활을 만끽하는 중이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케이팝(K-pop)스타의 매력은 뮤직비디오다. 미국 아티스트들의 뮤직비디오는 댄스보다는 스타일 위주로 꾸려진다. 이에 비해 한국 아티스트들의 뮤직비디오는 역동적인 댄스와 화려한 영상미, 패션 등이 어우러져 시선을 압도하는 재미가 있다. 뮤직비디오에서 시작한 관심이 스타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가고 그 관심이 또 다시 한국 요리와 미용과 같은 분야로 확장되는 등 한국이 마치 하나의 패키지처럼 여겨지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류에 대한 관심사가 이와 같이 빠르게 확장될 수 있었던 데에는 미디어의 힘을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특히 귀로 듣는 음악이나 스타의 인간적인 면모, 스타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뮤직비디오가 먼저 해외 한류팬들을 사로잡았다는 점이 케이팝 한류의 중요한 특징이다. 2012년 유튜브에서 아이돌그룹 ‘빅뱅’의 뮤직비디오에 매료된 미국학생 칼라는 관련 뮤직비디오들을 모두 찾아봤고 그 뮤직비디오 링크를 친구들에게 SNS를 통해 공유하며 친구들에게 한류를 전파했다. 그 친구 중에는 물론 동생 파울라도 포함돼 있다.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 드라마를 보며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고 익살맞은 밈(meme·기존 사진을 가공하거나 연결해 팬들끼리 공유하기 쉽도록 만든 형태)을 이용해 SNS에서 대화를 한다.

온라인 네트워크가 뻗어있고 이를 기반으로 한 SNS의 발달이 있었기에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세계적 호응을 얻었고 그 이후 케이팝 가수들이 해외팬을 확보할 수 있었다. 미국 대중문화 학자 헨리 젠킨스, 샘 포드, 조슈아 그린 등이 2013년 선보인 저서 ‘스프레더블 미디어’(Spreadable Media)에서 이야기했듯 모든 이들이 접할 수 있는 미디어시대를 맞아 이들과 공유하기 쉬운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더욱 더 중요한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콘텐츠가 마치 잘 퍼지듯(스프레더블·spreadable) 네티즌과의 접점이 많은 점을 감안할 때 한류도 이를 활용해 특정 계층이 아닌 네티즌 대부분을 공략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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