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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선발 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수치다. 보통 이닝 당 투구수를 15개~16개 정도라고 봤을 때, 짧으면 4회, 길어야 5회 정도를 맡길 수 있는 것이 고작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에이스라는 무게감도 떨어지는 것 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 ‘에이스’라 하면 한 경기를 책임져 주는 확실한 승리 카드를 말한다. 길어야 5회 정도가 전부인 투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듯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에이스의 상징성은 WBC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팀 분위기를 좌우하는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도 “선발 투구수가 적다고는 하지만 에이스는 그 만의 역할이 있다”고 했다. 상징적으로라도 에이스를 축으로 마운드 운영을 하겠다는 뜻이다.
한국은 일본과 첫 경기서 2-14로 대패하며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았다. 하지만 1라운드 1위 결정전에 선발 등판한 봉중근이 5.1이닝을 3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한국은 이 경기서 1-0으로 승리했고 이후 거칠 것 없는 상승세를 탔다.
그 중심에 봉중근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김인식 당시 대표팀 감독은 이후 선발 로테이션을 봉중근 중심으로 짜는 전략으로 수정, 대표팀을 결승까지 끌어올리는 큰 성과를 거뒀다.
국제대회는 첫 경기, 1회가 매우 중요하다. 단일팀이 아닌 대표팀의 특성상 초반에 밀린 흐름을 뒤집는 것은
3회 WBC 한국 대표팀 에이스는 당연히 윤석민이다. 윤석민은 오는 3월2일 네덜란드와 개막전에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그래야만 2라운드의 성패를 좌우할 첫 경기에도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포스트가 그에게 맡겨져 있는 셈이다.
윤석민이 한국에서 처럼 상대를 압도하는 구위로 상대의 기를 먼저 꺾어 놓을 수 있을까. 그의 공 하나 하나에 모두의 시선이 모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