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자동차 보험에 처음 가입하거나 50만원 미만 물적(대물)사고에 대해서는 낮은 할증률이 적용된다.
13일 금융감독 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현 점수제에서 건수제로 변경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자동차보험 할인·할증 체계 개선방안을 마련해 2016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1등급(6.85%)부터 최대 12등급(82.2%)까지 차등 할증이 적용될 예정이며 50만원 미만 물적사고에 대해서는 13.7%(2등급)가 적용된다. 특히 자동차 사고 1건당 보험료는 20.55%(3등급)씩 할증된다.
아울러 현행 점수제에서는 3년간 무사고여야 1등급이 떨어지지만 건수제가 도입되면 1년 무사고일 경우 자동으로 1등급이 떨어진다.
사고 정도를 기준으로 하는 사고점수제는 대형 사고를 낼수록 높은 벌점을 매겨 보험료 인상 폭이 크다. 이에 비해 사고건수제는 인명 피해가 발생한 대형 사고나 가벼운 접촉 사고 등의 구분 없이 무조건 1건의 사고로 처리돼 동일한 할증 폭이 결정된다.
금감원은 점수제 기준의 할인할증제도가 지난 1989년 도입된 낡은 제도라 자동차 사고의 60% 이상이 경미한 사고인 현재의 여건과 맞지 않다며 건수제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공청회를 열어 사고내용별로 1~4점까지 할증하는 현행 점수제를 사고 1건당 3등급씩 최대 12등급까지 할증하는 건수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일부 소비자단체와 정비조합에서는 “사실상의 보험료 인상”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 지난 11일 보험개발원과 공동으로 세 번째 간담회를 열고 현행 점수제에서 건수제로 바꾸되 당초 제시했던 내용을 수정하고 보험사의 보험료 수입이 늘지 않도록 지도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박흥찬 금감원 보험감독국장은 “우연히 사고를 낸 사람이나 경미하게 사고를 낸 사람, 생계형 다발성 사고자에게도 3등급을 할증해야 하는 지에 대해 고민이 있다”며 “국민 정서를 고려해 소액사고자는 2등급 또는 1등급으로 완화하고 사고다발자가 아닌 최초사고자에 대해 할증적용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할인할증제도를 사고건수제로 바꾸면서 보험사 수입보험료가 증가하지 않도록 지도할 것”이라며 “현재 사고는 인사사고가 아니라 물적 사고가 더 많으므로 위험도에 맞는 제도 입장에서 사고건수제로 변경하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