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제작의 그늘]①'안투라지' 너마저…줄줄이 굴욕 '왜?'

  • 등록 2016-11-18 오전 6:30:00

    수정 2016-11-18 오전 9:08:13

‘안투라지’ 포스터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사전제작 드라마가 줄줄이 굴욕을 맛보고 있다. 올 상반기 KBS2 ‘태양의 후예’가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사전제작 방식이 주목 받았다. 그동안 성공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사전제작이 외면 받은 것은 사실이다. ‘태양의 후예’의 메가 히트는 이런 인식을 바꿔 놨다. 그것도 잠시, 연이어 등장한 사전제작 드라마가 성과를 거두지 못하며 사전제작에 대한 회의론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한 자릿수 시청률 어쩌나

4일 첫 방송한 케이블채널 tvN 금토미니시리즈 ‘안투라지’는 동명의 미국 HBO드라마 리메이크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조진웅·서강준 등 출연진이 ‘tvN10어워즈’ 시상자로 참석하는 등 홍보·마케팅에도 공을 들였다. 결과는 참담하다. 전작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이하 ‘신네기’) 보다 낮은 2.5% 시청률로 출발해 4회에 이르러 1% 미만 시청률로 내려앉았다. 최근 tvN 드라마 시청률이 평균 4~6%대로 대폭 상승한 것과 비교해 낮은 수치다.

‘안투라지’를 포함해 올해 방영한 사전제작 드라마(지상파&케이블채널 기준)는 모두 5편이다. 그중 평균 두 자릿수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한 드라마는 ‘태양의 후예’ 뿐이다. KBS2 ‘함부로 애틋하게’는 12.5% 시청률로 출발해 8.4% 시청률로 끝났다.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려’는 평균 시청률 7.6%를 기록했다. 두 작품 모두 한류스타를 기용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초라한 성적표로 용두사미라는 혹평을 받았다. 겹치기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신네기’는 오히려 방영이 시작되자 조용해졌다. 2~3%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태양의 후예’ 스틸컷.
◇무엇을 위한 사전제작인가

일각에선 사전제작의 주객전도를 원인으로 지적한다. 위 드라마를 사전제작한 가장 주된 이유는 중국 시장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중국 미디어를 관리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해외 콘텐츠에 대한 사전 심의를 요구하고 있다. 작품의 완성도는 부차적인 이유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사전제작이 제대로 되려면 촬영 전에 대본이 완고돼야 한다. 그래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수정을 하거나 준비를 할 수 있다. 찍으면서 대본이 나오면 일정에 쫓겨 촬영이 급히 진행된다. 방영을 하지 않을 뿐 ‘생방 드라마’와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사전제작 드라마는 기대에 못 미치는 완성도를 보여줬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제작비 100억원, ‘달의 연인’은 제작비 150억원을 투입했다. 평균 5억 원에서 7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갔다. 합당한 볼거리를 제공했는지는 의문이다.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한 ‘달의 연인’은 허술한 세트로 빈축을 샀다.

‘수정 불가’도 치명적이다. ‘안투라지’는 동명의 미국 HBO 인기 드라마를 리메이크했다. 국내 정서에 맞게 15세 이상 관람가로 각색했지만, 선정적인 장면과 욕설이 섞인 대사가 반복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달의 연인’은 과도한 클로즈업 장면과 과도한 간접광고(PPL)를 지적 받았지만 시청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없었다.

‘함부로 애틋하게’(좌), ‘달의 연인’ 포스터.
◇방향성은 OK, 반 사전제작은?

사전제작 자체는 대부분 동의한다. 잦은 밤샘 촬영과 ‘쪽대본’은 드라마의 완성도는 물론 출연진과 제작진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링거 투혼’은 해야 드라마를 했다고 볼 수 있다”는 우스갯 소리도 있다. 일정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이동하다 출연진이나 스태프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종종 일어난다.

다만 중국 심의에 급급한 사전제작은 드라마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드라마는 주 2회 방송되기 때문에 방영 기간 대비 편수가 많은 편이다. 미국이나 일본도 무조건 100% 사전제작은 아니다. 반 사전제작만 돼도 여유롭게 촬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원 한양대 정보사회학과 겸임교수는 “사전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탄탄한 대본”이라며 “시청자의 반응에 따라 재촬영하거나 대본을 수정할 수 없기 때문에 필력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시청자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이 넷플릭스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성공 비결로 꼽히듯, 철저한 사전 기획단계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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