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성공異야기]① `흙수저→CEO` 이수진 야놀자 대표 "숙박 인식 바꾸고파"

이수진 야놀자 대표 "부자가 되고 싶었다"..거듭된 실패 극복 비결
모텔 종업원은 무일푼에서 다시 시작한 일, 오늘날 야놀자 밑바탕 돼
"매출 1조원 찍고 명실상부 업계 리딩 기업으로 서고파"
  • 등록 2017-06-08 오전 3:20:03

    수정 2017-06-08 오전 3:20:03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한국 벤처·스타트업 업계 대표 주자 중 하나로 꼽히는 숙박 O2O ‘야놀자’. 2005년 야놀자를 창업한 이수진(40) 대표는 국내 대표적인 흙수저 CEO로 손꼽힌다. 모텔 청소부에서 연매출 684억원(2016년 연결기준) 스타트업을 일군 신화적 존재로 각인됐기 때문. 숙박업계에서는 한국 숙박업계 내 영향력이 큰 인물로 평가하기도 한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 (사진=김유성 기자)
기적 같은 인간 스토리로 스타트업 업계에서 주목 받았던 이수진 대표가 오랜만에 이데일리 인터뷰를 통해 미디어에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 들어 이 대표는 투자 유치, 사업 확장 계획 등으로 바쁜 시기를 보냈다. 앞만 보며 달리다 보니 돌보지 못했던 여러 문제점도 발견했다. 잠시 숨 고르기 시간이었다.

소탈한 청바지 차림으로 기자를 맞은 이 대표는 국내 숙박 업계의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선의의 경쟁을 통한 시장 확대에 대한 의지도 천명했다. 아울러 기업공개(IPO)에 대한 의지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전했다. CEO로서 매출 1조원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모텔 청소부, 종자돈 날린 후 어쩔 수 없이 선택

‘모텔 청소부 출신’. 이젠 이수진 대표의 꼬리표가 됐다. 사실 모텔 청소부 일은 그동안 이 대표가 했던 수 많은 일 중 하나다. 많은 실패도 겪었다. 모텔 청소부로 일하다 운이 좋아 사업이 터진 게 아니었다.

실제로도 이 대표의 지난 일생은 가난과 실패의 연속이었다. 이 대표는 4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농사를 짓던 조부모 밑에서 성장했다. 도시 아이들이 받는 교육은 언감생심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도록 한글을 제대로 읽고 쓰지 못했다.

실업고와 전문대를 졸업하고 1997년 병역특례로 입사한 이 대표는 3년여 일하면서 종자돈을 모았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였다. 병특요원 첫 월급이 40만~60만원 하던 때에 그가 모은 돈은 4000만원 가량. 월급이 오르고 여유가 생기면서 그는 주경야독의 시간을 보냈다. 주로 읽은 책은 자기 계발서와 주식 투자와 관련된 책이었다.

그는 부자가 되기 위해 주식에 손을 댔다. 결과는 남들만큼 신통치 않았다. 벤처 기업 붐이 사그라질 때였다. 전문 투자가로 나섰지만 종자돈 4000만원은 눈 녹듯 사라졌다. 채 1년도 걸리지 않았다. 직장이라는 돌아갈 곳마저 잃었다. 스무살 무일푼 시절에서 다시 시작해야 했다.

그가 생각한 선택지는 3가지였다. 원양어선, 도예촌 보조, 모텔 일. 숙식을 제공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만큼 절박했다. 모텔 청소 일은 그때 시작했다. 이후 매니저, 총지배인 일까지 맡게 됐다.

이 와중에 샐러드 배달 사업도 시도했다. 실패였다. 시장이 만만치 않다는 걸 새삼 깨달았던 시기다.

때마침 그가 운영하던 숙박업 종사자 커뮤니티 가입자 수가 1만명 도달했다. 이를 발판으로 숙박업 구인구직, 관련 용품 거래를 중개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 때가 2005년이었다.

하지만 원하는 매출은 나오지 않았다. 숙박 업주들은 단골을 끊고 새 거래선을 트기에 주저했다. 커뮤니티 가입자들은 카페의 상업화를 반기지 않았다.

우연한 기회에 이 대표는 숙박업소 이용후기 카페를 운영하게 됐다. 그는 숙박 정보를 소비자에 제공하고 업주에는 운영 노하우를 알려주기 시작했다. 거듭된 실패와 경험이 노하우가 됐다. 이때부터 그의 사업은 본궤도를 탔다. 오늘날 야놀자 사업 모델의 시작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워낙 어렵게 살았으니까 악이나 깡 같은 게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덕분에 거듭된 실패에도 바닥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그가 우리 시대 청년들에 던지는 메시지는 가식과 거리가 멀다. ‘너무나 아팠던 청춘’이 베어 있다. 이 대표는 “헬조선이란 단어가 있지만 불리하다고만 생각하면 변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뭐라도 하면서 항상 노력하고 변화를 시도해야하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잘 할 수 있는 역량과 못하는 역량 구분

야놀자에는 300여명의 임직원이 있다. 최근들어 급속히 늘었다. 이중 경영진의 면면은 화려하다. 구글 출신으로 유수의 컨설팅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임원, 해외 명문대까지 나온 임원도 있다. 면면만 보면 한고조 유방과 그의 참모들 같다.

이 대표의 리더십은 분명하다. 그는 “잘 할 수 있는 것과 잘 하지 못하는 것을 분명하게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잘하지 못하면서 지시만 내리려고 한다면 조직은 물론 고객들한테도 좋은 일은 아니다”며 “역량이 되는 사람을 골고루 투입시킬 수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너가 전반적으로 전횡을 휘두른다면 직원들이 각자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게 이 대표의 진단이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 (사진=김유성 기자)
경쟁 업체에 대한 생각도 엿들을 수 있다. 숙박O2O 시장은 배달, 부동산 등 다른 O2O 시장처럼 1위와 2위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실무 직원 간 감정 싸움은 다반사다. 일부는 소송전으로 비화되기도 한다. 그는 “빨리 이익을 내겠다며 진흙탕 싸움을 한다면 모두의 성장성을 저해하는 일”이라며 “경쟁은 하되 너 죽고 나 살자 식의 것은 되도록 지양하겠다”고 말했다.

경영자로서 목표나 비전은 무엇일까. 이 대표가 삼은 목표는 1조원 매출이다. 그는 “산업의 리더라면 충분히 욕심낼만한 목표”라며 “1조원의 매출을 찍는다면 해당 산업의 대표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것”이라고 했다.

브랜드 전략은 누구나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그는 “우리의 미션은 누구나 마음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모텔 등 숙박업 브랜드를 만들고 마케팅하는 것”이라며 “사람들의 생활에 스며드는 브랜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야놀자가 야심차게 운영중인 좋은숙박연구소도 이 같은 이 대표의 취지가 반영됐다. 경력단절자를 위한 재취업 과정을 운영하는 것도 이 같은 취지의 연장선이다. 그는 “오뚜기에서 좋은 사레들이 많이 발굴되는데 우리가 거두는 이윤이 사회적으로 행복을 높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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