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흔들리는 수출, 얼어붙는 내수...위기 그림자 안 보이나

  • 등록 2023-03-03 오전 5:00:00

    수정 2023-03-03 오전 5:00:00

수출이 흔들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그제 발표한 ‘2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이 1년 전보다 7.5% 줄었다. 수출은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20% 안팎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6월부터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10월부터는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감소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반도체(-42.5%)와 대중국 수출(-24.2%)이 맥을 못 추고 있다. 무역수지도 53억달러 적자로 올 들어 불과 두 달 만에 누적적자가 180억달러로 불어났다. 무역수지 적자는 지난해 3월부터 12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내수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정부는 거리두기 해제와 일상 회복에 따라 소비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고물가와 긴축 장기화에 따른 고금리의 영향으로 기대는 빗나갔다. 지난해 4분기에 민간소비(-0.4%)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경기 침체가 더욱 심화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말 발표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제조업 체감경기가 2년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가라앉았다.

내수와 수출 동반부진으로 경기가 빠르게 악화되면서 기업들은 재고가 쌓이고 있다. 한국의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이 지난해 말 기준 52조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0.7%나 늘었다.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이 50조원을 넘긴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라고 한다. 기업들의 체감 경기 부진은 고용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IT기업을 중심으로 신규 인력 채용 계획을 철회하거나 규모를 줄이고 있으며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수출은 한국경제를 이끄는 기관차이며 무역흑자는 외풍으로부터 한국경제를 지키는 방파제다. 수출 회복 없이는 경제가 살아나기를 기대할 수 없고, 무역흑자가 받쳐주지 않으면 경제위기를 피할 수 없다. 무역적자가 12개월째 지속되는 현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그럼에도 정부와 정치권에선 위기의식을 찾아보기 어렵다. 과거 1995년 1월∼1997년 5월까지 28개월 연속 적자를 낸 이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찾아왔음을 기억해야 한다. 수출 위기 극복에 범국가적 에너지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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