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태의 간결한 상권매뉴얼) 노점상 성공노하우

  • 등록 2008-11-20 오후 3:33:00

    수정 2008-11-20 오후 3:33:00

[이데일리 이경태 칼럼니스트]

路店은 No店이다. 1

태생적으로 노점을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상황이, 자금이 여의치 않다 보니 노점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사실 번듯한 가게도 아니고 환경도 열악하고, 한겨울의 추위라면 사는 자체가 버겁기만 하다.

그러나 노점을 무시하거나 업신여겨 볼 필요는 없다. 내가 가야 하는 길이 그곳이라면 즐겨야 할 것이다. 담담히 받아들이면서 말이다.

노점으로 대박을 이어가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숙대 앞의 호떡가게며 광화문의 토스트, 닭꼬치 하나로 부산을 제패하고 서울로 입성한 모 브랜드는 이제 식상하기까지 하다. 거기에 이름도 모를 필부가 신화를 써가는 사람들을 우리는 심심치 않게 귀동냥 들을 수 있다.

정말 노점은 신화창조가 가능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인가?

노점은 부끄러움의 출발이다. 아무리 거창한 계획 아래 노점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남에게 보여지는 뚜벅거림은 부끄러울 수 밖에 없다. 심심풀이 부업 삼아 혹은, 젊은 나이의 치기 삼아 시작한 것이 아닌 생계를 위해 수레를 끌면서 위축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은 세밀한 목표를 수립하는 것이다. 아이템 선정부터 영업 전략까지 그리고 목표 매출의 그래프를 통해 자신감을 배가해야 한다. 거기에 덧붙이자면 철저히 망가짐으로 자신이 바닥에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해보면 어떻게 되겠지,

해보다 정 안되면 다른 것을 알아보던가라는 식의 타협은 용서될 수 없다. 오히려 노점은 장점이 많다. 점포 창업이야 선택한 아이템에 맞추어 시설과 상품을 준비하는데 결과가 신통치 않으면 자리를 옮길 수도 없고 하루하루 쫒기다 많은 돈을 들여 업종을 바꾸어야 한다.

그에 반해 노점은 자리가 마땅치 않으면 이동하면 되고, 아이템이 먹히지 않으면 큰 부담 없이 상품을 바꿀 수 있다. 거기에 각종 공과금이나 세금, 인력도 필요치 않아 버는 족족 재료비를 제외하면 손에 남는다.

단순한 산수식의 계산법으로 보면 노점은 점포를 훨씬 능가하는 창업 접근법이다. 이런 조촐한 위로의 말로 노점의 부끄러움을 조금이라도 극복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路店은 No店이다. 2

그렇다면 노점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노점도 시장조사가 필요하다. 되겠지라는 자기 확신으로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현재 노점의 패턴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

대학로는 무엇이 잘되고, 명동이나 종로는 무엇이 리딩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먹는 게 남을 거라거나 그래도 유행에 민감한 공산품이 제일이다는 획일적 계산은 피해야 한다.

유통에 노하우가 있다면 공산품 취급을, 음식에 대한 색다른 비법이 있다면 먹거리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은 사실 귀아픈 이야기일 것이다.

둘째는 어떤 장소를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인데, 이는 아이템이 결정 된 후 그 아이템을 가장 선호할 대상이 이동하는 장소를 택해야 한다. 번화가의 노점은 확인되지 않은 권리금은 물론이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텃세가 있다.

때문에 무리하게 1급지를 선택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목표한 매출 정도만 발생할 수 있다면 동네 어귀라도 상관없다. 처음부터 배부를 수는 없다. 기동성이 있기 때문에 하루 하루 발전하겠다는 마음으로 자리를 탐색해야 한다.

셋째는 노점에도 치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점포 창업은 간판부터 내부 인테리어, 진열장, 유니폼 등을 준비한다. 영업을 위한 반드시 준비해야 할 소프트웨어다. 노점도 마찬가지다.

눈에 띄지 않는 손수레나 포장마차, 이동 차량이 아닌 무엇을 파는 집인지 단정해 줄 수 있는 치장에 투자해야 한다. 앙증맞은 간판도 달고, 화려한 조명도 달아보자. 좀 더 위생적으로 보일 수 있는 매대 세팅도 필수다.

거기에 창업자의 단정한 혹은 즐거운 복장도 마무리되어야 한다. 옷이 사람을 결정하는 것은 직장생활뿐 만이 아니다. 고객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서라도 또는 자신의 소심함을 감추기 위해 과대 포장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허름한 복장보다는 기억에 남을 수 있는 복장으로 준비된, 용기를 가진 장사꾼임을 실토해야 한다.

노점이라고 얕보기 보다는 노점에서 출발해 점포창업으로 이어지는 과정으로 접근할 때 고단한 노점이 아닌 즐거운 노점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지만..

路店은 No店이다. 3

노점 아이템으로 추천할만한 것은 그래도 먹거리다. 노점 먹거리는 비싸지 않다. 지갑을 여는데 인색하지 않다는 뜻이다. 게다가 잠깐 먹거나 포장(?)해 자리를 뜨기 때문에 회전도 빠르다.

푼돈이 모여 태산이 될 수 있다. 가장 확실한 아이템 선정은 점포에서 유행하는 것을 소포장, 저단가로 세팅 해 내는 일이다. 다만 조리가 번거롭다면 위생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불닭이 히트칠 때 불닭 꼬치로 돈을 번 사람은 장사 기법이 세련된 사람이다.

김밥집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미니 김밥으로 손님을 끌어 모으는 노점도 상당한 고수다. 간단한 요기용으로 일식집에서나 파는 마끼를 5백원에 파는 청년의 아이디어도 100점짜리다. 1천원 만두가 유행할 때 중국식 만두 딤섬으로 차별화에 성공한 아주머니도 능력 있는 가장이다.

공산품을 파는 일에는 가격이라는 장애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 하더라도 몇천원을 넘어서는 곤란하다. 고객이 노점에서 1만원이 넘는 상품을 구매하기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소품이나 악세서리 보완제품이 가장 흔한 것이다.

게다가 공산품은 구입처 확보가 필수적이다. 조금이라도 싸게 구입해서 100원이라도 싸게 파는 전략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재고에 숨이 막힐 것이다.

잘 알고 있는 사례 하나로 매듭을 지어보자. 평범한 어묵을 파는 김씨는 꼬지를 버리는 용단으로 돈을 벌었다. 대다수 노점이 어묵 꼬지를 재사용하는데 대학생 특히 여대생이 많은 입지이어서 위생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되었고, 실천의 방법으로 손님이 먹은 꼬지는 “이제 전 쓰레기 場으로 갑니다”라는 문구를 붙인 통에다 버렸다.

그리고 작은 스티로폴 용기를 구해 간장을 따라 각자 먹도록 장치했다. 잠깐의 먹거리지만 입가를 정리하도록 예쁜 거울도 붙여두고, 팬시용 시계로 내부를 치장했다.

시계는 유학지로 인기 높은 나라의 시각을 각각 표시하여 혹시 있을 친구와의 연락에 도움이 되도록 말이다. 알고 보면 대단할 거 없는 전략이지만 남이 시도하지 않는 서비스는 감동을 주었고, 번성했음이 사실이다.

노점은 집이 없다. 그래서 서럽지만 그만큼 가볍다. 가벼움은 실패에 대해 관대하다. 관대하기 때문에 의욕과 열정을 가진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필자의 생각이 일방적, 편향적 바람일까?

이경태
맛있는 창업연구소장 (www.jumpo119.biz)
창업 전문작가 (대박식당 알고 문을 열어라, 밥장사멘토링 외)
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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