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리스, 부채로 반영하니…항공·해운·유통사 '직격탄'

새 회계기준 적용한 기업들 1분기 부채비율 '껑충'
아시아나, 부채비율 895%로 급등…롯데쇼핑은 두배↑
리스료 대신 감가상각 적용으로 영업이익 증가 효과
  • 등록 2019-05-23 오전 5:30:00

    수정 2019-05-23 오전 5:30:00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올해 새로운 회계기준을 적용한 기업의 부채비율이 껑충 뛰었다. 그간 재무제표에 자산으로 계상하지 않던 운용리스를 인식하게 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부채가 급증한 것이다. 다만 회계기준을 변경하면서 영업이익 증가 효과가 발생하는 곳도 있어 변화 추이를 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 부채 민감한 기업들…재무상태 악화

올해 새로 적용한 리스회계기준은 재무제표에 금융리스뿐 아니라 운용리스도 자산·부채로 계상하도록 했다. 자산을 빌릴 때 운용리스 계약을 맺으면 단순히 수수료만 비용으로 지출하기 때문에 큰 부채를 지지 않으면서 사업을 영위하던 관행을 막으려는 조치다.

항공기나 선박을 빌리거나 부동산을 임차하는 항공·조선·유통업체들은 당장 올해 1분기 회계 처리가 바뀌면서 부채 비율이 상승하는 등 영향을 받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작년 말 연결 부채비율이 649.29%까지 낮아졌지만 1분기 말 다시 894.99%까지 올라갔다. 회사의 1분기 보고서를 보면 작년 말 기준 운용리스 약정금액은 3조600억원 가량이다. 여기에 할인을 적용해 실제 리스 부채는 2조6000억원 가량이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아시아나항공에 부채비율은 민감하다. 1000%를 초과하면 1조원이 넘는 공모 사채의 조기 상환 사유가 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역시 1분기 말 부채비율이 819.06%로 작년 말(743.72%) 대비 상승했다. 다만 상승폭은 약 75%포인트로 245.7%포인트에 달한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덜한 편이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대한항공 항공기의 운용리스 비중이 17%로 아시아나항공(61%)보다 낮은 것을 볼 때 새로 늘어난 부채가 적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기처럼 구매 금액이 커 리스 형태로 선박을 빌리는 해운업체도 회계기준 변경이 영향을 미쳤다. 운용리스 비중이 높았던 현대상선(011200)은 올해 1분기에 1조5000억원대 리스부채를 추가로 인식했다. 부채비율은 작년 말보다 두 배가량 높아진 625.16%다.

매장을 팔고 다시 임대해 사용하는 세일 앤드 리스백(S&LB)을 활용하는 대형할인점들도 타격을 받았다. 지금까지 운용리스료만 비용으로 처리하면 됐지만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대규모 부채를 인식하게 됐다.

임차 비중이 높은 롯데쇼핑(023530)이마트(139480)는 올해 1분기 리스부채가 작년 말보다 각각 6조6000억원, 1조5000억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쇼핑의 부채비율은 166.59%로 같은 기간 약 55%포인트 상승했다. 이마트는 같은 기간 89.15%에서 109.16%로 오르며 100%를 넘었다. 가맹점이 많은 편인 GS리테일(007070)의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107%에서 178%로 상승했다.

◇ 실제 자금 유출은 없어…비용 감소 효과도

운용리스 부채 인식은 회계 처리가 변경된 것으로 실제 현금이 유출되지는 않는다. 재무제표상 부채가 늘어나긴 하지만 무조건 나쁜 영향만 미치는 것은 아니다. 이전까지는 리스료가 비용으로 처리됐다면 올해부터 자산(리스부채)에 대한 감가상각이 이뤄져 손익계산서에서 인식하는 지출 규모가 줄어드는 효과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정조 리스크컨설팅코리아 대표는 “예전 회계기준에서 리스료는 판관비로 처리했는데 부채로 인식하면 감가상각과 이자로 나뉘게 된다”며 “영업비용에는 이자가 아닌 감가상각만 반영하면서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지난해 1분기에는 임차료로 1600억원 가량을 지출했지만 올해 1분기 360억원대로 크게 줄었다. 업황 악화 등으로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56억원에서 72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임차료 부담은 줄어든 셈이다.

지난해 1분기 2600억원에 달하던 롯데쇼핑의 임차료는 1년 후 407억원대로 축소됐다. 이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2211억원에서 2053억원으로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는 데 일조했다. 현대상선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105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01억원)보다 크게 줄었는데 임차료가 같은 기간 61억원에서 14억원으로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영업이익 증가와 달리 순이익 개선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서강민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감가상각 비용 규모가 리스료보다 작아서 영업이익은 증가하겠지만 순이익에는 리스부채에 대한 이자비용이 반영돼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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