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국경문 열린다”…크로스보더 M&A 활기

3분기 글로벌 크로스보더 M&A 규모 1조6000억달러
국가별로 미국, 영국, 호주, 독일, 네덜란드 순
우리나라도 기지개…게임·뷰티·제약 등 분야 다양
  • 등록 2021-11-04 오전 2:00:00

    수정 2021-11-04 오전 2:00:00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전 세계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대를 맞이하면서 국경을 넘나드는 ‘크로스보더 인수·합병(Cross-border M&A)’ 전략을 취하는 국내외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억눌렸던 M&A 수요를 해당 전략으로 풀어나가면서 사업을 다각화하는 동시 이를 해외 진출 발판으로 삼는 모양새다. 이르면 해당 전략이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M&A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3Q 크로스보더 M&A, 전년동기대비 98% ↑

3일 글로벌 금융데이터 제공사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9월 말까지 이뤄진 글로벌 크로스보더 M&A 규모는 약 1조6000억달러(약 1890조8800억원)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3560억달러 수준의 M&A 거래를 시현하며 1위를 기록했고, 영국(3040억달러)과 호주(1060억달러), 독일(750억달러), 네덜란드(730억달러), 싱가포르(570억달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세계적으로 ‘위드 코로나 전환’이 언급되기 시작한 올 초부터 서서히 거래 규모가 늘어났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실제 M&A 전문 분석업체 머저마켓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크로스보더 M&A 거래 규모는 전년동기대비 44% 증가한 613조원으로 집계됐다. 거래가 가장 활발하게 일어난 분야는 기술 분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기술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관련 M&A에 대한 관심도가 늘어난 것이다.

특히 3분기에는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크로스보더 M&A가 본격화됐다는 설명이다. 레피니티브는 “1, 2분기까지 서서히 오름세를 보였다면 3분기부터는 위드 코로나 전환이 뚜렷해짐에 따라 크로스보더 M&A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모양새”라며 “실제 3분기까지의 크로스보더 M&A 규모는 전년동기대비 98% 증가했다. 거래 규모는 1980년 이후 최대치”라고 전했다. 이어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 부담이 줄어든 만큼, 신성장 동력을 모색하기에 적합한 시기라는 공감대가 세계 기업 곳곳에서 형성되고 있다”며 “여기에 팬데믹 우려로 그간 지출되지 못했던 사모펀드발 미소진 자금(투자 목적으로 모금됐지만 투자가 이뤄지지 못한 자금)도 쌓여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기지개…게임부터 뷰티까지

한국은 아직 크로스보더 M&A가 타국 대비 활발하지는 못한 상황이지만, 그 규모가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사업 역량을 가장 빠르게 강화할 수 있고, 글로벌 진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크로스보더 거래를 단행한 기업은 지난 8월 인기리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게임사 크래프톤(259960)이다. 이 회사는 최근 미국 게임 개발사 언노운월즈 지분 100%를 5억달러(약 5858억원)에 인수했다. 이번 인수 방식은 언아웃(Earn Out) 방식으로 향후 성과에 따라 최대 2억5000만달러(약 2929억원)를 추가 지급할 수 있다. 언노운월즈는 2001년 설립된 중소형 게임 개발사로, 게이머의 몰입도를 극대화하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여태까지 하프라이트 MOD, 내추럴 셀렉션 시리즈, 서브노티카 시리즈 등의 PC 및 콘솔 게임을 선보였다.

크래프톤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에 없던 유형의 새로운 게임과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언노운월즈가 독창적인 PC 및 콘솔 게임을 개발해온 스튜디오라는 점에서 크래프톤은 앞으로 색다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일상 활동이 재개됨에 따라 뷰티 부문에서의 크로스보더 M&A도 서서히 재개되는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LG생활건강(051900)은 지난 8월 말 미국 하이엔드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폭스를 보유한 보인카 지분 56%를 1억달러(약 1200억원)에 인수했다. 알틱폭스는 패션 염모를 판매하는 비건 헤어케어 브랜드로, 식물 기반의 헤어 라이트닝 제품과 드라이 샴푸, 헤어크림, 염색 도구 등 50여종의 제품을 판매한다.

LG생활건강은 해당 인수를 통해 글로벌 프리미엄 헤어케어 시장 진출 판로를 개척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LG생활건강이 미국 하이엔드 패션 헤어케어 시장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권역으로 확장해 장기적으로 글로벌 프리미엄 헤어케어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국내 IB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시너지효과 극대화,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 해외 사업 영역 확보(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크로스보더 M&A를 고려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며 “거래가 줄어든 코로나 시기와 대비해 올해 상반기부터 관련 M&A는 급격히 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그간의 억눌린 수요를 고려하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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