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번 버스 기사만의 잘못일까?

  • 등록 2017-09-13 오전 12:00:10

    수정 2017-09-13 오전 11:01:33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논란이 된 이른바 ‘240번 버스 기사’가 어머니와 아이에게 사과하기로 하면서 상황이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어머니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으면서 누리꾼의 갑론을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게시판에 “아주머니가 울부짖으며 아이(7세)만 내리고 본인이 못 내렸다며 문 열어달라고 하는데 (240번 버스기사가) 무시하고 그냥 건대입구역으로 갔다”며 “분주한 정류장에서는 사람이 타고 내리는 걸 좀 확실히 확인하고 이동하길 바란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 상황은 퇴근시간인 저녁 6시30분께 혼잡한 건대입구역 인근 버스정류장에 정차한 대원교통 240번 버스에서 일어난 일이다.

대다수 누리꾼의 분노는 기사에게 향했다. 승객이 모두 하차했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출발해버린 데 대한 질책이었다. 또 급작스럽게 어린 아이와 떨어지게 되면서 혼란에 빠진 엄마의 요청을 매몰차게 거부한 듯한 기사의 태도에 누리꾼의 분노는 더욱 들끓었다.

이에 버스회사를 관리·감독하는 서울시도 진상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버스기사의 딸이라고 주장한 한 누리꾼의 글이 상황을 다시 보게 만들었다.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서 딸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아이 어머니가 울부짖었다고 쓰여 있으나 과장된 표현이며, 저희 아버지는 승객에게 욕을 하지 않았다”며 “CCTV 확인 결과 아이가 다른 어린이들과 놀다가 함께 내려버렸고, 아이 엄마는 중앙차선으로 버스가 진입하는 와중에 (내려 달라며) ‘아저씨!’라고 부른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사진=YTN 방송 캡처
실제로 한 매체가 공개한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보면 아이가 다른 보호자와 함께 내리는 어린이 2명을 따라 하차하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또 해당 버스는 출발 후 10m 가량 지나 4차로에서 3차로로 차선을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 어머니가 하차를 요청했을 때는 버스가 이미 차선을 변경한 상태라 사고 위험이 뒤따를 수 있는 상황. 논란이 된 버스 기사 외 다른 240번 버스를 운전하고 있는 기사들도 “나 같아도 그 상황에선 내려주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역시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므로 버스회사와 운전기사 처벌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누리꾼들은 이러한 상황과 ‘당시 아이 어머니가 아이 손을 놓고 있었다’, ‘어머니가 버스 내부 CCTV 공개를 꺼리고 있다’는 등의 기사 내용 일부를 들어 아이 어머니에게 시선을 돌렸다.

특히 버스기사와 240번 버스를 운영하는 대원교통이 어머니와 아이, 시민들에게 사과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자 아이 어머니도 자기 불찰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댓글도 다수 보였다.

일부 누리꾼은 “논란이 된 240번 버스 승객 중 1명인데, 버스 출발하고 한참 후에 어떤 여성분이 아이가 없어졌다고 말해서 (기사가) 버스를 못 세운 것 같다. 바로 아이가 내린 줄 몰랐던 아주머니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버스 내부 CCTV가 공개돼봐야 알겠지만 버스 문이 두 번이나 열렸고, 사람이 그 정도로 많았으면 엄마가 아이 손을 잡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더불어 “저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게 최선이었을까요?”, “우리가 너무 경솔하게 반응한 것 같다”, “자세히 모르고 기사님 욕해서 죄송하다”, “역시 양쪽 입장을 다 들어봐야… 한 쪽 입장만 믿은 제 자신을 반성합니다”, “누리꾼들이 잘못했다”는 의견도 흔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결국 아이와 어머니는 만났지만 논란이 확대되면서 도의적인 책임이 누구에게 있냐는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대부분 이러한 상황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바람에서 목격담이나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오히려 사실관계가 잘못 전해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무엇보다 이번 일이 승객과 버스 기사가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키우는 계기로 거듭나길 바란다는 뜻에 목소리가 모아졌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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