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타깃 규제가 되레 '강남불패' 믿음 키웠다

강남구 집값 0.98% ↑ '역대 최대'
서울 아파트값 0.33% 상승 견인
양도세 중과, 초과이익 환수제 이어
정부, 보유세 인상 채비 나서자
투자자들 가치 확실한 곳에 몰려
  • 등록 2018-01-08 오전 5:30:00

    수정 2018-01-08 오전 7:57:59

7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 앞에 매물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 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연초부터 들썩이면서 서울 강남지역을 타깃으로 한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책이 ‘강남 불패’ 믿음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집값 불안의 주범으로 다주택자를 지목하고 양도소득세 중과 등 이들을 타깃으로 한 맞춤형 규제를 잇달아 내놨지만, 오히려 수요자들을 ‘똘똘한 한 채’(강남 아파트)로 쏠리게 해 강남 집값을 끌어올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7일 부동산 114조사에 따르면 이달 첫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33% 올라 새해 첫주 기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0.74% 올라 전주(0.44%)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말 그대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강남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98% 올랐다. 이는 서울 25개구 가운데 최고 상승률로 2012년 5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한양3차 아파트와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등 사업 초기 재건축 단지는 일주일 새 호가(부르는 가격)가 최대 1억원 올랐다. 강남 다주택자를 겨냥한 규제가 쏟아졌지만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매물은 귀해졌고 지금이라도 사려는 이들이 많아 집값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진 상황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H공인 관계자는 “강남 아파트값은 어떠한 규제책에도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간혹 매물이 나와도 호가(부르는 값)가 하루가 다르게 뛰다 보니 시세도 계속 오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잇단 부동산 대책에도 강남 집값이 꺾이지 않았다는 학습효과에다 강남 집값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강남 불패 신화까지 더해지면서 똘똘한 강남권 아파트를 보유하려는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픽= 이동훈 기자
게다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시행으로 향후 강남권에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은 데다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해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를 인상할 채비에 나선 것도 강남을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 열풍이 일어난 배경으로 풀이된다. 잠실동 J공인 관계자는 “향후 투자가치가 확실한 곳을 잡으려는 수요가 많아 높은 호가에도 거래가 종종 이뤄지고 있고 도미노처럼 주변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3주택자에 최대 60%의 양도소득세율을 적용하는 등의 초강력 규제가 나왔지만 이후 되레 ‘버블세븐’(강남·서초·송파구, 양천구 목동, 분당·평촌신도시, 용인시) 지역을 중심으로 중대형 아파트값이 폭등했다”며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수록 지역별 주택시장 양극화만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부동산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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