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중 7일 무단 지각·결근인데 法 "해고 안돼"…왜?

근태 불량에 허위 연장근로로 보상휴가 챙겨
해고당했지만 중노위 구제…해당기관 소 제기
法 "개전기회 안주고 해고 과해…재량권 일탈"
  • 등록 2023-12-03 오전 9:00:00

    수정 2023-12-03 오전 9:00:00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직원이 상습적으로 무단 지각과 결근을 반복하고 연장근무와 보상휴가 제도를 악용했다고 하더라도 개전(행실이나 태도의 잘못을 뉘우치고 마음을 바르게 고쳐먹는다는 뜻)의 기회를 주지 않고 바로 해고한 조치는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송각엽)는 문화관광체육부 소속 A기관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A는 대한민국 문화 홍보 및 국가간 문화 교류를 위해 세계 27개국에 총 33개의 문화원을 운영하고 있는 문체부 소속 기관이다. B씨는 2014년 7월 A에 입사해 문화행사팀의 전시 및 대외협력 업무 담당으로 근무했다.

그러나 B씨가 무단으로 지각과 결근을 반복하고 기관장의 허가 없이 필요 이상의 연장근무를 진행하고 보상휴가를 챙기는 등 복무태도가 불량하다는 판단을 내린 A는 B씨를 징계해고했다.

이에 불복한 B씨는 구제신청에 나섰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B씨의 주장을 기각했지만 중앙노동위원회는 충남지노위의 판정을 취소하고 B씨의 구제신청을 인용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A기관이 중노위를 상대로 구제재심판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A는 “B씨의 2019년도 연장근로시간은 970시간에 달하는데 상당 부분 허위였고 이렇게 부당하게 모은 연장근로시간을 보상휴가로 부정수급·사용했다. 연중 168일(69.4%)에 달하는 상습 무단 지각·결근을 하기도 했다”며 B씨에 대한 징계해고 처분이 적정하다고 주장했다.

서울행정법원은 A가 주장한 B씨 징계사유는 인정했다. 다만 징계 수위가 적정하지 않았다고 보고, B씨를 구제한 중노위의 재심판정을 취소해달라는 A의 청구를 기각했다.

송 부장판사는 “징계해고 이전에 B씨가 근태 불량 등에 대한 사전 경고나 제재를 받은 적이 없고 A에는 보상휴가 사용에 관한 구체적인 지침이나 상한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며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B씨에게 돌리는 것은 가혹한 측면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최근 5년간 A 직원 징계 현황에 비춰보더라도 A가 B씨에 대해 어떠한 개전의 기회도 부여하지 않고 곧바로 가장 중한 징계에 해당하는 해고에 이른 것은 징계양정이 과다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한 것으로 볼 여지가 높다”며 “또한 2020년에는 총 76일의 근무일 중 B씨가 10분 이상 지각한 건 1번으로 근태 개선을 위해 노력했고 개전의 희망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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