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영의 베이징 일기10]자랑스런 친구 택근이 이야기

  • 등록 2008-08-21 오전 9:30:19

    수정 2008-08-21 오전 9:33:49

▲ 이택근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내리 사흘동안 낮경기를 하고나니 솔직히 많이 힘들다. 중국 현지 시간으론 아침 10시30분에 경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아무리 늦어도 8시30분 까지는 경기장에 도착해야 한다. 보통 피곤한 일이 아니다.

일찍 일어난다고는 해도 이것 저것 챙기다 보면 밥까지 먹고 나간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오늘은 친구 (이)택근이 얘길 하고 싶다.

요즘 경기장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선 햄버거 냄새가 진동을 한다. 별로 식욕이 없던 선수들까지 기웃거리게 할 정도다.

매일 아침 햄버거를 배달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택근이다. 낮경기가 있는 날이면 매일같이 햄버거 한보따리를 가져와 선수들에게 나눠준다.

선수촌 내에는 M사 햄버거가 입점해 있다. 선수들에게는 공짜로 제공이 된다. 그러나 걸어서 10분 정도는 가야 하기 때문에 아침부터 챙기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일을 택근이가 해주고 있는 것이다. 다른 선수들보다 서둘러 짐을 챙긴 뒤 그 길을 귀찮아 하지 않고 매일 같이 오가고 있다.

비단 선배들만 챙기는 것이 아니다. 새카만 후배들에게도 스스럼없이 햄버거를 권한다. 처음엔 낯설어 선뜻 손내밀지 못하던 후배들도 이젠 기쁜 마음으로 햄버거를 먹고 있다. 친절함이 더해져서일까. 맛은 더 꿀맛이다.

대표팀은 각 팀에서 나름대로 입지가 든든한 선수들이 모인다. 말은 안해도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택근이는 스스럼없이 보조 역할까지 해주고 있다. 지원 인력이 부족한 대표팀에선 정말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대표팀에 불펜 포수가 없다는 건 이미 다 알려진 얘기다. 택근이는 그 일도 묵묵히 하고 있다. 스타팅 멤버에서 빠지면 짐을 챙겨 불펜으로 간다. 아무도 시키는 사람은 없다. 팀을 위해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다.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같이 생활해 온 친구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더 좋은 모습을 많이 보게 된 것 같다. 택근이 같은 선수들의 노력이 모여서 지금까지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상 없이 체력도 비축하며 치러야 했던 탓에 네덜란드전도 적잖이 부담스러웠는데 다행히 별 탈 없이 잘 끝났다. 이제 진짜 승부다. 몸 관리 잘 해서 제대로 한번 붙어보자.
 
'이진영의 베이징 일기'는 이진영 선수가 직접 구술한 내용을 정철우 기자가 정리한 것입니다. 올림픽 기간 중 계속 연재될 예정입니다. 이진영 선수의 눈에 비춰진 베이징 올림픽과 우리 대표팀, 그리고 그들의 금메달 도전기를 통해 보다 생생한 올림픽 경험의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 이진영의 베이징 일기 >
http://spn.edaily.co.kr/news/special/specialList.asp?DirCode=0020309&sub_cd=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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