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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는 '치매 치료제' 마침내 등장하나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 인터뷰
치매치료제 '틀' 벗어나 다중기전 치료제로 개발
임상2상 중간결과, 치료제로써 효능 확인
임상3상 성공자신...글로벌 임상3상 계획중
세계 최초 '치매치료제' 타이틀 기대↑
  • 등록 2021-05-16 오전 8:14:59

    수정 2021-05-16 오후 9:26:12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어쩌면 진짜 치매치료제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아리바이오가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치매) 치료제 ‘AR1001’의 임상2상 중간데이터가 나오면서 업계가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은 글로벌 제약사도 풀지 못한 난제 중의 난제다. 더 정확히는 어떻게 풀어야 할지 방법조차 모르는 게 현실이다. 다국적 제약사들도 지난 40년간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줄줄이 개발에 실패한 치매치료제를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다고 말하면 십중팔구 ‘사기꾼’ 취급을 받는게 현실이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 [제공=아리바이오]


통상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은 치매 환자들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세포 안팎 단백질 찌꺼기 제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세포 밖 찌꺼기 ‘베타아밀로이드(Aβ)’ 생성 억제와 제거에도 치매 개선 효과가 없다는 게 밝혀지며 요즘엔 세포 내 ‘타우(tau)’제거로 연구가 옮겨왔다. 하지만 타우는 세포내 위치해 관찰도, 분리도 어려워 물성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 시각에서 보면 베타아밀로이드·타우 제거만을 목표로 하는 치매치료제엔 의구심이 생긴다.

국내 바이오벤처 아리바이오가 지난 3월말 AR1001 임상2상 26주(6개월)데이터에서 치료제로써 효능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데일리는 지난 13일 경기도 성남 판교에 위치한 아리바이오 본사에서 정재준 대표를 만나 AR1001의 치매치료제 가능성을 꼼꼼히 살펴봤다.

“치매 원인은 복합적...항암제 개발방식 안통해”

아리바이오는 기존 접근법에서 탈피해 새로운 방법으로 치매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정재준 대표는 “치매 원인은 복합적이기 때문에 단일기전이 아닌 다중기전으로 치료제를 개발해야 치매를 정복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며 “AR1001은 신경세포를 늘려주고, 신경세포 연결을 방해하는 단백질은 없애는 방식이다. 여기에 타우·베타아밀로이드 청소를 시켜주는 단백질에 활성자극을 주도록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컴퓨터로 치면 메모리를 늘리기 위해 메모리 용량을 늘리고 메모리 생성·유지에 방해되는 이물질을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메모리 작동에 방해하는 이물질 축적을 막기 위해 컴퓨터 후면에 대형 팬을 달겠다는 얘기다.

아리바이오 치매치료제 작용기전은 검증된 이론들의 복합체다. 애플 아이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 스마트폰은 혁신적이었지만 제품에 적용된 기술은 보편적이었던 것과 같은 이치다.

구체적으론 신경세포 생성촉진과 사멸을 억제하는 PDE5 단백질을 억제하고, 베타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오토파지를 활성화시키위해 AMPK 단백질을 자극한다. 또 시냅스 사이에서 전기신호 전달을 방해하는 DKK1 단백질을 없앤다. 이 과정에서 AKT 단백질이 활성화돼 타우 인산화를 저지한다. 자연스레 신경전달경로인 ‘마이크로튜블’이 유지돼 기억생성과 유지가 원활하게 이뤄진다. 타우는 마이크로튜블을 묶는 역할을 한다.

정 대표는 “항암제는 단백질 하나가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에 따라 치료제 개발이 단일요인을 제거하는 쪽으로 고착화됐다. 베타아밀로이드나 타우 등 싱글타깃 치료제 개발 틀을 깨지 않으면 인류 역사에 치매치료제가 만들어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임상2상 결과, 치료제 개발 8부 능선 넘어

그는 최근 AR1001 임상2상 중간데이터를 업계에 공개했다. AR1001의 임상2상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아래 미국 21개 임상센터에서 초·중증도 알츠하이머 환자 210명을 대상으로 내달말까지(12개월) 진행된다.

6개월 중간임상 결과, AR1001 투여환자들의 인지기능은 4점 향상됐다.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기준은 3점이다. 여타 치료제는 인지기능 감퇴 상황에서 3점 올라간 것이고 AR1001은 인지기능 감퇴가 멈춘 상태에서 4점 향상돼 실질 효능 차이는 더 크다는 설명이다. 즉 AR1001은 증상완화제가 아닌 실제 치료제인 셈이다.

13일 경기도 성남시 아리바이오 본사에서 정재준 대표가 AR1001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지완 기자]


정 대표는 “임상 3상은 아리바이오가 주도해 간다는 것이 기본 계획”이라며 “임상3상을 직접하겠다는 것에 대해선 그만큼 지금까지 결과가 확실하고 성공에 확신하는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이렇게 해야 아리바이오가 글로벌 판권, 생산권을 가질 수 있고 지역별로 1·2차 생산권 등을 쪼개 팔 수 있다”며 “또 임상 1·2상에서 안전성이 검증이 끝나면 3상에선 다양한 임상이 가능해 경·중증 치매치료제 개발이 가능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EU바이오텍에서 재직했던 15년간 동화약품, 한미약품, SK케미칼, SK바이오팜 등의 기술수출 실적을 언급하며 본인이 자타공인 대한민국 신약 기술이전 최고전문가임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영국 외무성 장학생으로 글래스고대학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영국정부연구소와 캠브리지대학 바이오연구소 수석연구원을 거쳐 지난 2015년까지 옥스포드대학 산하 신약개발·기술이전 컨설팅기업 ‘EU바이오텍’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SK바이오팜이 지난 2015년 기면치료제 솔리암페톨을 미국 제약사 재즈(Jazz)에 기술수출할 때 이 작업을 주도한 주인공이다.

아리바이오는 연내 미국 FDA에 임상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계획이다. 임상 3상은 750~1500명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 55%, 유럽 30%, 한국 15% 비율로 진행할 계획이다. 임상비용은 750억~15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고 오는 2023년까지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상비용 조달은 현재 보유자금 300억원에 투자유치, IPO 공모자금을 활용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아리바이오는 하반기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하반기 임상2상 전체 데이터가 포함된 논문을 국제 학회지에 발표할 계획”이라며 “임상2상 결과가 잘 나오면 글로벌 임상3상 전문펀드로부터 어렵지 않게 투자금을 유치해 임상3상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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