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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18번홀에서 파 퍼트를 넣은 전인지(27)는 눈시울을 적시며 함께 경기한 선수 그리고 캐디와 차례로 포옹하며 조용히 우승의 순간을 맞았다.
27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세즈다의 콩그레셔널 컨트리클럽 블루 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마지막 날 4라운드. 보기 5개를 쏟아내고 버디는 2개를 잡아낸 전인지는 3오버파 75타로 경기를 마쳤으나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 렉시 톰슨(미국)과 이민지(호주)의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리고 3년 8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오랜만에 찾아온 우승 때문이었을까. 전인지는 손으로 몇 번이고 눈가에 맺힌 눈물을 씻어내며 감정을 추슬렀다.
2015년 US여자오픈을 제패하고 이듬해인 2016년부터 LPGA 투어에서 뛰기 시작한 전인지는 첫해 에비앙 챔피언십 그리고 2018년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까지 3승을 수확했으나 이후 긴 우승 침묵에 빠졌다. 이날 44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기나긴 우승 갈증을 씻어냈다.
3타 차 선두로 나선 전인지는 여유 있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경기 시작 후 얼마 되지 않아 톰슨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답답한 경기가 이어졌으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전인지는 후반 톰슨의 거듭된 실수로 다시 선두를 꿰찼고 마지막까지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을 지켜내 기어코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전반에 생각만큼 경기가 풀리지 않아서 답답하기도 했다”며 “많은 생각이 머리에 오갔고 지난 4년 동안 우승이 없었기 때문에 나를 끝까지 믿고 응원해주는 팬과 후원사에게 우승으로 보답하고 싶었다. 그런 생각들이 강하게 밀려오면서 부담됐던 것 같다”고 이날 경기 초반 상황을 돌아봤다.
재역전으로 우승할 수 있었던 건 부담을 극복해 낸 믿음 덕분이다.
전인지는 이날 우승으로 LPGA 투어 통산 4승 중 3승을 메이저로 장식하며 AIG 여자오픈과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1승만 추가하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다.
전인즈는 “메이저 3승을 했으니 나에게 또 다른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고 생각한다”며 “계속해서 이루고자 하는 것, 내 앞에 높인 새로운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싶다”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향한 굳은 의지를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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