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막내 김상수는 역할이 확실히 정해져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김상수는 백업으로 쓴다. 대주자로 활용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 포지션과 역할이 정해져있다는 건 선수들에게 준비할 부분이 확실하고, 준비의 시간도 많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을 수 있다. 그러나 김상수는 “백업도 어려운 일이더라”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소속팀인 삼성에서는 주전으로 뛰던 유격수다. 게임 시작에 맞춰 훈련을 준비하던 것과 달리 이제는 경기 막판에 투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아직은 적응이 잘 되지 않는 모양이다. 그는 “처음부터 게임을 준비하는 게 아니라서 게임 감각적인 면도 그렇고 준비하고 신경쓸 것이 많아서 오히려 백업이 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게다가 경기 막판 한 점이 중요할 때, 혹은 한 베이스가 절실할 때 투입이 되는 선수라는 점에서 그의 어깨는 더 무겁다. 그는 “백업은 마음이 편할 것 같았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투입되다보니 당연히 그런 부분들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반대로 말하면 그는 결정적일 때 더욱 빛이 발할 수 있는 선수라는 의미기도 하다. 그는 백업의 부담감을 땀으로 이겨내려 노력 중이다.
그는 “유격수를 보다 2루로 옮기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유격수엔 손시헌, 강정호 선배님이 있어서 내가 백업으로 들어갈 데는 2루가 가장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2루 연습을 많이 하고 있는 중이다. 다행히 수비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어떻게 하면 마음 편하게 들어갈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최선을 다할지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수는 그렇게 ‘백업스타일’에 적응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