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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최근 사내 통신망과 서울 연지동 사옥 1층에 의견 수렴함을 설치하고 사명변경에 대한 임직원들의 의견을 받고 있다. 향후 온라인 게재 내용과 투표함에 담긴 직원들의 의견을 토대로 사명 변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2017년 한진해운 파산 뒤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영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근 들어서는 해운동맹 가입과 2020년 초대형 컨테이너선 인도에 따른 경영정상화 기반을 마련한 만큼 추락한 신뢰도를 끌어올려 글로벌 선사로서의 이미지 쇄신에 적극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업계 일각에선 2016년 최대 주주가 산업은행으로 바뀌고, 현대그룹과 계열 분리 후 현대와 선긋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회사는 지난해 초부터 사명과 로고 변경 작업을 착수해왔다. 1976년 현대그룹 계열의 아세아상선으로 출범한 뒤 1983년부터 현대상선을 사용해왔으며, 계열 분리 뒤에도 현대상선과 HMM을 섞어 써왔다.
교체가 이뤄질 경우 거론되는 사명을 보면 한국상선이나 HMM이 유력하다. 한국상선은 국내 대표 원양 컨테이너 선사라는 상징성이 있고, HMM은 영문 이니셜 ‘HYUNDAI MERCHANT MARINE’에서 따오긴 했지만 제3의 사명 대신 그대로 쓸 수 있어 두 이름 모두 최근 바꾼 CI를 다시 교체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사명 변경이 혼란만 가중하고, 실효성에서도 의문이 든다는 의견도 있다.
회사 측은 “현재 임직원을 비롯한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며 “다만 사명 변경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상선은 2016년 8월 현대그룹에서 분리됐지만 아직도 현대 계열사로 인식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현대의 색깔을 지우고 독자적 이름을 강조하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