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TV+ '파친코', 외신 극찬에도 넘어야 할 큰 산 [스타in포커스]

"영웅·섹스·액션없는 삼중 언어 대작, 연쇄효과 청신호"
'불법촬영' 진하 사과에도 여론 싸늘…"통편집" 요구도
日 현지 반응, 역사왜곡 반발 or 무관심도 해결숙제
"재일교포들, '파친코' 존재 잘 몰라…입소문 필요"
  • 등록 2022-03-28 오전 10:11:40

    수정 2022-03-28 오전 10:11:40

(사진=애플TV+)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지난 25일 전 세계에 공개된 애플TV+ ‘파친코’를 향한 국내외 언론들의 극찬 세례가 이어지고 있다. 애플TV+가 유튜브 공식 계정을 통해 한국에 무료 공개한 1화 에피소드 영상 조회 수가 547만 회를 돌파할 정도로 흥행 기세도 심상치 않다. 재일동포(자이니치) 가족의 일대기를 다룬 소재부터 배우들의 연기와 섬세한 연출, 심금을 울리는 대사로 현재까지 작품적 성취가 높게 인정받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주요 출연진 논란, 일본 누리꾼들의 거센 반발로 인한 보이콧 조짐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파친코’가 논란을 이겨내고 2022년 애플TV+가 낳은 최고의 대작으로서 한 획을 그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눈부신 서사시” “애플 최고의 쇼” 호평 세례

애플TV+ ‘파친코’(PACHINKO)는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로 2017년 전미도서상 최종후보작에 오른 재미교포 이민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다국적 프로젝트 작품이다. 고국을 떠나 억척스럽게 생존과 번영을 추구한 한인 이민 가족 삶과 꿈을 그려낸 대하 드라마다. 한일합병 이후 일제강점기 부산 영도 갯마을에서 태어난 ‘선자’란 여성이 주인공이다. 그의 어린 시절부터 생존을 위해 도망치다시피 일본을 떠난 청년 시절, 일본에서 나고 자란 그의 자식과 미국에서 유학한 손자까지 총 4대에 걸친 가족사를 담았다.

애플TV+로 3회까지 먼저 공개된 뒤, 한 주에 한 회씩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방식이라 작품에 대한 총체적 반응과 흥행 성적을 가늠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다. 다만 아시아 배우 최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과 한류스타 이민호가 출연해 일찍이 주목받은 데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진하, 신예 김민하 등 새로운 얼굴들의 호연에 업계 및 평단의 관심과 기대가 뜨겁다.

우선 작품의 시도 자체로 의미를 부여하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OTT가 한국계 제작진을 투입해 다양한 국적과 배경의 아시안 배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3가지 언어로 작품을 완성한 대작이 드물기 때문이다.

외신과 평단에선 이미 호평이 쏟아져 나온다. 영국 BBC는 “눈부신 한국의 서사시”라고 평했고, 파이낸셜타임즈는 “지금까지 나온 애플 최고의 쇼”라는 찬사를 보냈다. 미국 더버지는 “이민진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애플TV+의 가장 야심찬 프로젝트는 문화적 정체성, 민족사, 세대 간 기억과 애도를 묻는 숭고한 서사시”라고 분석했다.

미국 타임지는 “한,미,일 삼중언어로 구성된 고예산 시리즈가 슈퍼 히어로와 섹스, 화려한 액션 없이 성공한다면 비슷한 다른 시리즈에 청신호를 주며 연쇄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3화까지 이미 시청한 국내 누리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재일동포를 주제로 한 소설이나 다큐멘터리, 작품 등을 접할 기회가 없어 그들의 역사를 전혀 모르고 살았는데 시대와 역사의 아픔을 이겨내며 치열히 살아간 그들의 고군분투가 대단하면서 마음 아팠다”고 표현한 댓글이 있는가 하면, “드라마를 보고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원작 소설을 최근 주문해 구매했다” 등 원작소설도 ‘역주행’될 시그널을 보이고 있다. 이 작품을 쓰는 데만 30년이 걸렸다는 원작자 이민진 작가와 작가의 요청사항을 받아들여 드라마로 내보낸 애플TV+의 성과를 치하하는 분위기 역시 관측된다.

섬세한 연출과 영상미, 음악 효과, 배우들의 연기를 향한 칭찬도 잇따른다. 눈빛과 표정만으로 지난 역사와 세월을 가슴에 묻고 추억하는 노년의 선자를 보여준 윤여정, 13년 만에 오디션을 통해 고한수 역을 맡은 이민호의 연기 변신, 젊은 선자를 연기한 김민하를 향한 글로벌 관심이 높다. 조연들의 연기도 수준급이라는 평이다.

배우 진하. (사진=애플TV+)
진하 논란→日 누리꾼 반발, 무관심은 해결 숙제

다만 발목을 붙잡는 위협도 도사린다. 진하(솔로몬 역)가 과거 블로그에 한국의 중년여성들을 불법 촬영한 사진을 올리고 성희롱성 발언을 덧붙인 사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폭로되면서 그가 나온 작품이란 이유로 ‘파친코’를 보기 꺼리는 일각의 반응이 포착된다. 진하가 지난 26일 블로그 계정 삭제와 함께 “해당 계정 속 여성들에 대한 사생활 침해이며 제가 덧붙인 글들은 모두 부적절한 것이었다”고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일부 누리꾼들은 “진하가 나오는 부분을 통편집하지 않는 이상 작품을 보는 일은 없을 것”라는 강경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파친코’가 이미 시즌2 제작을 예고한데다, 진하가 맡은 솔로몬 역이 시즌 1은 물론 향후 제작될 시즌 2를 이끌 주요 역할이 될 것이라 그러기 쉽지 않다.

일본에선 일제강점기 일본의 억압과 재일동포를 향한 일본 국민 및 정부의 반응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이유로 현지 누리꾼들이 ‘파친코’에 거센 반발 심리를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애플TV 공식 트위터 계정에 ‘파친코’가 역사왜곡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국 경제사학 교수는 한일합병이 (한국에) 경제적 이익을 줬다고 했다”, “파친코는 허구다. 일본 정부는 불법 이민자였던 자이니치를 보호했고 2세까지 남을 수 있게 허용해줬다”, “재일 한국인들은 여전히 일본에서 범죄와 사기의 온상인데 이를 지나치게 미화했다” 등 비난이 쏟아졌다.

‘파친코’의 소재이자 주인공인 재일동포 사회에선 ‘파친코’에 대한 관심도 자체가 낮다. 공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애플TV+가 일본 현지에서 자주 애용되는 OTT도 아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재일교포 A(38) 씨는 “‘파친코’란 작품이 있는 건 알았지만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몰랐다. 일본에선 애플TV+ 대신 넷플릭스나 아마존프라임을 주로 소비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전했다. 또 “2030 젊은 세대는 자신이 재일교포라는 인식 자체도 옅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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