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의 눈]중국증시로 발돌리는 한국 큰손들

  • 등록 2015-01-28 오전 4:00:00

    수정 2015-01-28 오전 4:00:00

[베이징= 이데일리 김경민 특파원] 최근 중국 베이징에는 한국 슈퍼개미들이 중국 증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와 홍콩증권거래소 간 교차 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이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되면서 한국 큰손들도 관심을 높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후강퉁 시행 후 두 달간 국내 투자자들이 증권사 13곳을 통해 거래한 금액은 총 1조1665억원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거래대금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첫 달 거래금액은 2782억원이었지만, 그 다음 달인 12월에는 8882억원을 기록해 3배 이상 증가했다.

더구나 투자 고수로 이름 높았던 한 슈퍼개미가 한국에서의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중국에 입성했다는 소문도 있다. 이 큰 손은 2000년대 초 여의도 증권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재야 고수로 유명한 인물이다. 스톡옵션 시장을 만드는 단계에 있는 중국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보려는 것 아니냐는 뒷얘기가 나오고 있다. 중국은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 다음 달 9일부터 상장수지펀드(ETE)에 대한 옵션을 제공하며 첫 스톡옵션 거래를 시작하기로 했다. 상하이증권거래소를 스톡옵션 거래 시범기관으로 선정하고 범위를 상하이증시 50 ETF 옵션으로 했다.

이런 기대감은 최근 중국 증시의 급등과도 맞물려 있다. 지난 26일 종가 기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초대비 4.6% 상승해 모건스탠리캐피탈 인터내서널(MSCI) 신흥국지수 평균치 3.6%를 웃돌고 있다. 얼마 전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증권사 신용거래 업무 제재 여파로 7.7%라는 지난 2008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내 상승 흐름이 재개되는 모습이다.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낙관론도 중국으로 향하게 하는 이유다. 이를 뒷받침하는 재료들은 많다. 지난해 말 깜짝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그 첫 번째다. 또 후강퉁에 이어 중국 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이 올해 안에 시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주가 상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해 초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광둥선 선전을 시찰한 자리에서 “후강퉁 다음은 선강퉁”이라고 직접 언급해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중국인들의 투자처로 주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도 주가를 위로 끌어 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부동산과 낮은 금리의 예금에서 뺀 돈으로 주식시장을 향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행들의 신규 위안화 예금액은 전년동기대비 3조위안 가량 줄어든 9조4800억위안으로 집계됐다. 빠져나간 예금은 대부분 증시로 흘러들어 간 것으로 추정된다. 덕분에 얼마 전 중국 주식시장에서의 예수금은 처음으로 1조위안을 넘었고 신용대주 거래 잔액은 6개월 만에 7000억위안이 증가한 1조1억위안으로 치솟았다. 또 지난해 둘째 주 기준으로 신규 증권계좌 개설 숫자는 90만개에 육박하고 있다. 중국증권등기결산유한공사는 지난해 12월 상하이와 선전증권거래소의 신규 계좌 개설 수가 하루 평균 12만9000개를 기록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2007년 5월에는 1만3000개에 불과했으니 7년여만에 10배 이상이 불어난 셈이다.

땅 넓고 사람 많은 중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는 한국인들이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이다. 그렇지만 무작정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국가 통제력이 큰 나라라는 변수도 염두에 둬야 한다.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당국이 직접 시장에 개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과열된다 싶으면 지난번 신용거래 제재와 같이 당국이 통제에 나설 리스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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