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달라진 표정, 세면과 양치 시 불편감 나타나면 의심해 봐야
안면신경마비는 뇌의 12개 신경 중 7번째 신경이 마비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인구 10만 명당 약 30명 정도로 발병률은 높지 않지만, 영아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발병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구안와사(口眼?斜)라고 불린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다만, 스트레스·과로 상태에서 잘 생기며, 귀 주변의 종양, 감염, 수술 후유증, 기타 신경계 병변에 의해 발병하기도 한다.
이상훈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교수는 “스트레스와 과로가 지속되면, 우리 몸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신경을 침범하여 손상을 줄 수 있다”며 “그 중 안면신경이 손상되면 뇌에서 얼굴부위까지 전달하는 신호체계에 문제가 생겨 다양한 안면마비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안면신경은 표정, 눈썹 움직임 등 얼굴 부위의 운동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해당 신경이 마비되면 이마 주름이 잘 잡히지 않고, 눈썹이 처지며 눈이 잘 감기지 않는다. 또한, 한쪽 코와 입 주변 근육이 이완되어 팔자주름이 풀어지고, 아래쪽으로 쳐진다. 이러한 근육 움직임 이상과 함께 미각장애, 청각과민, 눈물분비량의 이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안면신경마비는 대체로 완치율이 높은 질환이다. 그러나 초기 신경손상이 심한 경우 예후가 불량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발병 후 3일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여, 3주 이내에 증상회복이 시작되고, 3개월 내에 완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이상훈 교수는 “귀 주변의 통증과 바이러스성 수포가 같이 있는 경우 첫 1주일은 치료 중에도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며 “그러나, 3~4주 이상의 안정과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의 개선이 없거나 악화된다면 단순 안면신경마비가 아닌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정밀검사를 통한 감별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의학에서는 침과 뜸, 한약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안면부와 팔, 다리에 있는 경혈에 다양한 침구치료로써 마비된 근육회복을 촉진하고, 한약으로 신경 염증의 제거와 면역력을 높여 치료기간을 단축한다.
이 교수는 “후유증에 대한 지나친 걱정과 우울감은 회복에 좋지 않다”며 “적극적인 치료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생각과 충분한 휴식, 더불어 스스로 안면근육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는 것은 회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면신경마비의 이모저모… 음식, 계절, 그리고 거울
안면신경마비 환자는 소화가 어렵거나 씹기 어려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스테로이드 복용 시 혈당이 급격히 오르기 때문에 혈당측정 및 식이요법에 주의해야 한다.
안면신경마비는 통상 추운계절에 많이 발생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무더운 여름에 냉방병과 감기에 걸릴 수 있듯이, 안면신경마비 또한 추운 계절에 국한되지 않고 발병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