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심리가 개선세를 보이자 한편에서는 연말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산타랠리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미국 경기 둔화와 중국 경기 부양책 모멘텀을 토대로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한편, 물가 하방 경직성이 커지면서 산타랠리가 실종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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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국내 증시 투자자예탁금은 48조48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초(11월1일) 46조120억원 대비 5.4%(2조469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예탁금은 증권 계좌에 예치한 자금으로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의 성격을 띤다.
증권사가 주식 매수 자금을 빌려주는 신용융자잔고도 증가세다. 지난달 30일 신용융자잔고는 17조207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초 16조8777억원 대비 2.0%(3298억원) 늘었다.
달러 약세와 유가 하락이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부추길 수 있는 점도 호재로 손꼽힌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원화는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절상 폭과 수준에 진입했다”면서 “급격한 디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유가 하락 폭도 고점 대비 55% 이상 하락할 때인데, 현재 레벨은 47%가량 하락한 수준으로 증시에서 긍정적인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긴축 완화 기대 섣부르다”…국채금리 하락에 서비스 물가 변수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기간 프리미엄 하락에 4.5%를 하회했다”며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내용을 복기해보면 현재와 같은 시장금리 상황에서는 금리 인상을 대체하기 어려울 듯하다. 매파적 12월 FOMC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주거비 제외 서비스 물가 하방 경직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긴축 종료 기대를 위축시키는 근거다. 노 연구원은 “주거비 제외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10월에도 전월과 유사한 속도를 보였다”며 “주거비 제외 서비스 인플레이션 전년 대비 상승률이 2%대에서 유의미하게 하락하지 않고 있어 금리 인하 신호를 섣불리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연말 주식 양도소득세를 회피하기 위해 개인의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는 점도 악재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칙적으로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8일 종목당 보유 규모가 10억원을 넘으면 개인들은 대주주로 분류돼 세금을 내야 한다”며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이 높아지더라도 12월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시장은 계속해서 개인 매도 압력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