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칙의 시대, 투수가 먼저 중심 잡아라

  • 등록 2013-04-18 오전 11:35:39

    수정 2013-04-18 오후 2:54:35

정우람. 사진=SK와이번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2013 한국 프로야구에선 이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장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 경기에 선발 요원 2,3명이 투입되고 마무리 투수가 3이닝씩 등판하기도 한다. 지는 경기에 등장하는 마무리 투수도 있다. 마치 8,90년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줄 정도다.

9구단 NC 다이노스 가세로 홀수 일정으로 운영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최대 4일까지 휴식이 가능한 경우가 생기다 보니 휴식기를 앞두고는 투수를 집중 투입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화 김혁민은 최근 6일간 무려 3번이나 등판했다. 이 중 선발이 두 번이나 된다. 마무리 송창식은 16일 3.1이닝을 던지고도 17일 한 타자를 잡기 위해 또 나왔다.

여기까지만 보면 쉽게 이해되지 않는 운영이다. 다만 한화가 다음주 초에는 4일간 휴식기가 있다는 점, 또한 현재로서는 승리 가능성이 가장 높은 NC전이 18일로 끝나고 이후 21일(일요일) 바티스타 등판 경기서 다시 한번 승리를 노린다는 계산까지 해 본다면 여지는 남아 있다고도 볼 수 있다.

1승이 너무도 절실했던 한화 만큼은 아니지만 대다수 팀들도 휴식기를 앞두고는 변칙 운영을 하고 있다. 주말 일정이 비어 있는 LG만 해도 17일 광주 LG전서 신정락에 이어 선발 요원인 임찬규가 등판했고, 뒤지고 있던 8회말에도 마무리 봉중근을 투입, 역전을 노리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이처럼 감독과 투수 코치들의 변칙 운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특히 순위 싸움이 치열해지면 더 다양한 방법이 동원될 수 있다. 확실하게 쉬는 기간이 보장돼 있는 만큼 그를 활용한 각종 전략이 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투수가 언제 어떻게 던지면 부상을 당하는 지에 대한 정확한 결론은 없다. 투구수나 투구 간격 모두 선수에 따라 제각각이다. 각기 이론이 다른 탓에 어느 한 쪽이 무조건 옳다고 하기 어렵다. 또한 팀의 일원으로서의 역할도 어느정도는 감안해야 한다.

때문에 선수들의 판단이 더욱 중요하다. 당장 잘 던지는 것도 좋지만 오래 잘 던지는 것이 진짜 필요하기 때문이다. 철저한 몸 관리와 함께 정확한 몸 상태 판단도 필수적이다.

선수들은 아프다는 말을 쉽게 하지 못한다. 그건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조용준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선수들에게는 매일 아프다고 말하던 외국인 선수들도 감독이나 코치가 물으면 늘 ”OK“라고 하곤 했다”고 했다.

사람의 몸이 오묘한 구석이 있어서인지 아픈 곳이 있어도 당장은 마운드에 올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쌓이면 결국엔 탈이 날 수 밖에 없다.

SK 정우람(군 복무)은 불펜 투수로 가장 많은 공을 던진 대표적인 투수다. 하지만 아픈 곳이 가장 적었던 투수로도 유명했다. 불펜 투수로는 불가능한 영역으로 보였던 102이닝(2010년)을 던지고도 이듬해 94.1이닝을 던져 평균 자책점 1.81을 기록하는 놀라운 강철 어깨를 뽐낸 바 있다.

그는 비결을 묻는 질문에 “안 좋은 곳이 있을 땐 안 좋다고 말했다. 코칭스태프도 내 의견을 존중해 줬다”고 답한 바 있다.

선수가 아프건 말건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계획으로 투수를 쓰는 감독은 없다. 다만 그 투수의 정확한 몸 상태를 알 수도 없다. 투수가 괜찮다고 하면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더 냉정히 자신의 상태를 돌아보고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것. 변칙의 시대를 이겨낼 수 있는 진정한 용기다.

▶ 관련기사 ◀ ☞ '첫승' 이만수 감독 "여건욱, 좋은 투수 탄생했다" ☞ 윤석민, 재활 등판서 최고 구속 143km ☞ '닥공 선택' SK, 어떤 결과 낳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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