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럽대통령 융커의 `파괴적 혁신`

  • 등록 2014-07-23 오전 6:01:00

    수정 2014-07-23 오전 6:01:00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장 클로드 융커 차기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첫 대외석상에 등장한 지난 16일. 그가 유럽 의회에서 주창한 말은 “에너지 효율 개선 목표를 더 높이자”였다. 그러면서 현 집행위원회의 에너지 절감 대책보다 급진적인 안을 내놓았다. 그는 에너지 절감 목표 비율을 1990년 대비 20%대가 아닌 최소 30%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신들은 동부 우크라이나 분리 운동을 배후 조종중인 러시아에 대한 견제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EU의 주축인 서유럽 국가들은 러시아로부터 석유와 천연가스를 공급받고 있다. 이 때문에 대(對) 러시아 제재 수위를 높이지 못하고 있다. 이번 말레이시아 항공기 피격 사건으로 300명 가까운 서유럽인이 목숨을 잃었고 그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면서도 그렇다.

그러나 러시아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융커가 보다 강화된 에너지 정책을 내세웠다고 보기는 힘들다. EU는 지구 온난화 규제 및 국제 협약을 선도적으로 수립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기준을 1990년 수준보다 40%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EU 회원국간 에너지 사용 효율을 높이기 위한 합의도 거의 이끌어낸 상태다. 기후 변화를 대비해 새로운 세계 질서를 만들고 이를 선도하자는 의도다

신(新)세계 질서를 만들어내기 위한 목적이든,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의도이든 EU는 기후 변화를 대비해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반대하고 있지만 기후변화를 방지하기 위한 세계 경제 체제가 자리를 잡는다면 EU가 가장 큰 이득을 볼 것이라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우리나라도 이명박 정부 시절 이런 선진국의 움직임에 대응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키우겠다고 천명했다. 2009년 초반에 신성장동력 육성을 내세우며 발광다이오드(LED)조명, 신재생에너지, 탄소 저감 기술에 대한 붐을 일으켰다. 예컨대 LED조명 기업은 중소 벤처기업에서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많은 기업이 관심을 보였다. 신재생에너지 기업들도 많이 생겼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조용하다. 정부의 공개적인 지원이 사라지면서 붐은 단번에 사그라들었다. 현 정권에서는 부동산 경기 살리기가 주(主)인듯 하다.

현 정부에 미래 성장을 위해 지금의 고통을 감내하는 파괴적 혁신을 기대할 수 있을까. 미래를 보는 일관성이라도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 그림 같은 티샷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