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뚝심, '우승 들러리' 두산을 최강팀으로 바꾸다

  • 등록 2018-09-26 오후 2:55:15

    수정 2018-09-27 오전 7:50:05

두산 베어스를 ‘우승 들러리’에서 ‘진정한 최강팀’으로 바꿔놓은 ‘여우곰탈’ 김태형 감독.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감독은 한게 없습니다. 선수들이 수고 많았고 코치들이 너무 고생했습니다”

KBO리그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두산 베어스 김태형(51) 감독은 우승의 기쁨속에서도 한껏 몸을 낮췄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의 리더십을 빼놓고 두산의 성공을 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두산은 지난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13-2로 이기고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정규시즌을 12경기나 남기고 이룬 성과였다.

두산의 정규시즌 우승은 단일리그제 기준으로 1995년과 2016년에 이어 통산 3번째다. 4년 연속이자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진출도 확정지었다. 통산 6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눈앞에 뒀다. 역대 정규시즌 우승팀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쥘 확률은 85%나 된다.

두산에게는 작은 슬럼프도 없었다. 4월 7일 공동 선두로 올라선 이후 단 하루도 2위로 내려가지 않았다. 4월 28일과 5월 13일 SK 와이번스에게 공동 선두를 잠시 내줬지만 그것도 하루 뿐이었다. 5월 14일부터는 공동 1위 조차 내주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 부임 이전까지 두산은 정상 언저리에 머물면서도 우승과는 인연이 없는 팀이었다. 특히 2000년부터 2013년 사이 6번이나 한국시리즈에 오르고도 우승은 단 1번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전문 들러리’라는 우울한 별명을 얻었다.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뒤 두산은 달라졌다. 강력한 결단력과 리더십이 더해지자 두산은 진정한 최강팀이 됐다.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2015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2015년과 2016년에는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김태형 감독의 별명은 ‘곰탈여우’다. 곰처럼 투박한 외모와는 달리 속은 여우처럼 영리하다는 의미다. 누구보다 선수 상태나 팀 분위기를 빨리 파악하고 결정을 내린다. 결정을 내리면 일관성을 지킨다. 그래서 선수들이 불만없이 따른다.

두산에게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장원준, 유희관 등 주축 선발투수들이 시즌 초반 부진에 빠지자 김태형 감독은 이들을 과감히 선발진에서 제외했다. 대신 이영하 등 젋은 투수들에게 기회를 줬고 성공했다.

원래 구원투수였던 이용찬을 선발로 돌린 것은 ‘신의 한수’였다. 이용찬은 오랫동안 두산의 마무리를 맡았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불펜 사정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이용찬을 선발투수로 못박았고 한 번도 빼지 않았다. 이용찬은 풀타임 선발 첫 시즌에 14승을 거두며 믿음에 부응했다.

김태형 감독이 ‘사람 좋은 형님’은 아니다. 그가 가장 잘하는 것은 선수단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것이다. 류지혁, 김인태, 김민혁 등 젊은 야수들을 적극 활용해 기존 주전들의 경쟁심을 부추겼다. 시즌 중반 2루수와 유격수로 맹활약한 류지혁은 부동의 주전인 김재호, 오재원의 자리를 위협할 정도였다.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 스콧 반 슬라이크가 부진하자 아예 전력에서 배제한 것도 김태형 감독의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 기회를 얻은 국해성, 정진호, 조수행 등 젊은 벤치 멤버들이 외국인타자 자리를 훌륭히 메웠다.

시즌 내내 긴장감을 유지한 덕분에 김재환, 양의지, 오재원, 허경민 등 기존 주전들은 나란히 개인 최고 성적을 올렸다. ‘백업 멤버’였던 최주환은 두산 야수진의 핵심 멤버로 떠올랐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에게 명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칭찬은 물론 질책도 직설적이고 정확하다. 선수들은 오해 없이 감독의 의도를 확실히 파악하고 경기에 나설 수 있다.

감독 부임 4년 만에 3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게 된 김태형 감독은 “2015년 처음 우승할 때는 준플레이오프부터 가을야구를 시작했고, 2016년은 정규시즌에서 우승한 덕에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지난해에는 2위로 정규시즌을 마쳐 플레이오프부터 치렀다”며 “확실히 정규시즌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니 마음이 편하다”고 웃었다.

이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지만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며 “남은 시즌 선수들 몸 상태를 체크하면서 경기에 임할 것이다. 이후 일본 미야자키에 가서 연습경기를 하면서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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