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 투자길 열리는 ‘BDC’ 도입…금투업계 ‘미소’ VC ‘울상’

당국·금투업계 ‘TF’ 구성…진출 준비 ‘잰걸음’
새 운용 수익 확대…NCR 하락 부담 해소 기대
VC, 시장 참여 배제 전망에 “금융당국과 협의”
“비상장·코넥스 시장 출혈 경쟁 불 보듯 뻔해”
  • 등록 2019-01-11 오전 5:30:00

    수정 2019-01-11 오전 5:30:00

BDC 투자개요도(자료=금융위원회)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올 상반기에 도입할 예정인 ‘비상장기업 투자 전문회사(BDC·Business Development Company)’ 제도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와 벤처캐피털(VC)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BDC를 통해 금융투자업계는 새로운 투자 영역을 발굴할 수 있게 됐다.

반면 BDC의 투자대상인 비상장 기업과 코넥스 기업에 투자를 선점하고 있던 VC업계는 앞으로 증권·자산운용사와 새로운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VC업계는 금융당국에 BDC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VC는 투자회사가 아니어서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금투업계 잰걸음…‘TF’ 꾸려

11일 금융투자업계는 금융위원회와 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BDC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른 규정과 특수목적회사(SPC) 설립요건 등 구체적인 기준 마련에 나섰다. (▷1월2일자 ‘사모펀드 활성화 힘얻은 금융당국, 올해 비상장 투자전문회사 키운다’ 참조)

한 증권사 관계자는 “TF를 구성해 금융당국과 제도 도입 후 운용에 필요한 내용을 협의하면서 실무 작업을 하고 있다”며 “애초 우려와 달리 민간 수요도 검증돼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당국은 해당 기업에 어음이나 대출 등 기업금융은 물론 지분 매입과 이익참가부 증권(이자 외에 기업의 이익분배에 참가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닌 증권) 매수 등 다양한 형태의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는 방침이다. 1분기 내 업계 의견을 수렴한 후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제도 도입이 이뤄지면 투자회사는 경영과 사업목표, 정책 등 경영 컨설팅 등을 비상장 기업에 제공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BDC를 통해 투자하면 비상장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순자본비율(NCR) 하락 등 건전성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어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주체(발기인)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상당한 메리트가 있는 셈”이라며 “관련 운용역과 비상장기업을 평가할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VC업계 ‘빨간불’…시장 과열 경쟁 우려

비상장기업과 코넥스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VC업계로서는 ‘빨간불’이 켜졌다. BDC는 자본시장법상 투자회사로 인정받지 못하는 창업투자회사(중소기업창업지원법), 신기술사업금융회사(여신전문금융업법)가 진입할 수 없다.

BDC는 주식과 채권 투자 이외에도 대출을 통해 비상장기업에 자금을 공급한다. BDC제도가 활발한 미국에서는 투자의 80%이상이 대출이다. 결국 여신 기능이 없는 VC가 원천적으로 BDC를 운용할 수 없는 구조다. VC업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위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VC 업계 일각에서는 BDC 도입이 오히려 비상장사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 벤처캐피털사 고위 관계자는 “BDC가 이전 창업벤처전문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나 코스닥벤처펀드 도입과 마찬가지로 과열 경쟁을 부추기고 무분별한 투자를 유도해 오히려 투자 시장의 위축만 가져올 수 있다”며 “성장 잠재력을 갖춘 비상장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다 결국 고만고만한 기업에 유동성 공급 경쟁을 할 수밖에 없어 시장 왜곡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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