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학교 이티' 김수로, '쌤'이 된 '스승'을 연기하다

  • 등록 2008-09-02 오전 11:38:12

    수정 2008-09-02 오전 11:39:45

▲ 김수로

[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20년 가까이 되도록 스승의 날이 되면 한 해도 빠짐없이 고등학생 시절 선생님을 찾아뵙는 한 사람. 그가 아니면 누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적역을 연기한 김수로를 만났다.

새 영화 ‘울학교 이티’에서 누구보다 학생들을 아끼는 선생님 천성근 역을 맡은 김수로는 “옛날에는 선생님을 ‘스승님’이라 불렀지만 이제는 ‘스승의 날’이 아니면 ‘스승’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며 “요즘은 ‘쌤’이라고 부르더라. 그림자도 못 밟던 ‘스승’에서 ‘쌤’으로 넘어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번 영화에서 권위적인 선생님이 아닌 친구 같은 ‘쌤’이 된 김수로는 “촬영 전 쌤이냐 스승이냐를 두고 고민을 했다. 그래서 욕심을 내본 것이 스승의 정신을 가진 쌤이었다”며 “참된 스승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시대 흐름에 역행해 무겁게만 갈 수도 없어 편한 친구 같은 선생이면서 학생을 생각하는 마음은 스승님 같은 느낌을 표현하려 했다. 무거운 내용이지만 재미있게 표현된 것 같아 다행이다”고 캐릭터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 김수로

학창시절 선생님의 말씀을 절대적으로 따랐다는 김수로는 “내가 하도 무조건적으로 따르니까 선생님도 처음에는 대충 조언해주시다가 이제 가장 좋은 답을 주려고 고민을 많이 하시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고는 “‘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라’라고 하는 이유는 그런 학생이 좋은 선생님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울학교 이티’를 보고 학생들이 자신의 선생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울학교 이티’가 학생들에게 교훈과 억지 감동만 가득한 영화는 아니다. ‘울학교 이티’는 근래의 사제간 정을 다룬 학원물 중 가장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수업시간에는 축구하고 비가 오면 자습을 시키던 체육교사 천성근이 위기에 처하자 선생님을 돕기 위해 모이는 학생은 꼴찌 3명뿐, 대부분의 학생들은 선생님의 일에는 무관심하다.

학원물 김수로 역시 “반장이 쌤을 도와달라고 할 때 딱 4명 모이는 것이 지금의 학교 현실”이라며 “우리 영화는 감동을 포장하지 않는 점이 가장 좋다. 지금까지 학원물 시나리오는 많이 받았지만 매번 너무 교육자 같거나 그저 웃기기만 한 선생님이어서 거절했는데 이번 역할은 내가 표현하고 싶은 선생님 상이었기 때문에 몰입도 잘 됐고 연기에 더욱 자신감도 생겼다”고 영화에 대한 애정과 자신감을 보였다.

김수로는 촬영을 하던 때만큼은 배우 김수로가 아닌 선생 천성근으로 살아온 듯 했다. 실제로 ‘내가 진짜 선생이라면’이라는 가정을 하며 가출한 학생을 대하는 방법 등을 디테일한 부분까지 연구했다는 김수로는 “천성근이 영어교사로 공개수업을 한 후에는 실제로 아이들 때문에 눈물이 멈추지를 않았다. 우는 장면 촬영이 끝난 후에도 30분 정도를 다음 촬영을 못할 정도로 울었다”며 캐릭터에 너무 몰입했던 에피소드를 밝히기도 했다.
각자 인생의 스승을 초대하기로 한 VIP 시사회 때 자신의 고등학교 은사를 초대한 김수로는 “선생님이 시사회가 끝나고 막차를 타고 안성으로 가시면서 차 안에서 ‘너무 좋았고 고맙다’며 전화를 하셨다”며 “이 영화는 그 선생님이 롤모델이 됐다. 이 영화로 선생님이 내게 주신 것에 조금이나마 보답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말했다.

(사진=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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