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대중문화 키워드②]드라마 지도 바꾼 '선덕아이'의 위력

  • 등록 2009-12-16 오전 9:28:40

    수정 2009-12-16 오전 9:32:17

▲ MBC '선덕여왕'과 KBS 2TV '아이리스'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선덕아이’. 2009년 드라마 판도를 집약할 수 있는 말이다.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과 KBS 2TV 수목드라마 ‘아이리스’. 이 두 드라마가 올해 안방극장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였고 시청률에서도 이름값을 했다.

2009년 시작과 함께 가장 주목받은 드라마는 1월5일 방송을 시작한 KBS 2TV 월화드라마 ‘꽃보다 남자’였고 회당 시청률이 가장 높았던 드라마는 최종회가 47.1%(TNS)를 기록한 SBS 주말특별기획드라마 ‘찬란한 유산’이었다.

그런 점에서 ‘꽃보다 남자’와 ‘찬란한 유산’의 성과를 간과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선덕여왕’과 ‘아이리스’는 이 두 드라마의 위에 올려놓기에 부족함이 없다. 5월25일 첫 방송된 ‘선덕여왕’과 10월14일 방송을 시작한 ‘아이리스’는 모두 캐스팅과 편성단계에서부터 기대를 모으며 1년 내내 화제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다.

한반도 최초 여왕인 신라 선덕여왕의 일대기를 그린 ‘선덕여왕’은 주인공의 라이벌이 되는 악역 미실에 그동안 단아하고 청순한 이미지로 어필했던 고현정이 발탁되면서 타이틀롤을 누가 맡을지 관심을 끌었다.

제작진과 배우가 캐스팅 협의를 위해 만나면 다음날 어김없이 ‘누가 확정될 것 같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선덕여왕 역 캐스팅은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요원이 선덕여왕이 되는 덕만공주 역에 캐스팅됐다는 제작진의 발표가 있기 전까지 이름이 오르내린 배우가 한두명이 아니다.

지난해 일찌감치 이병헌, 탑, 김태희, 김승우, 정준호, 김소연 등 초호화 군단으로 캐스팅을 마친 ‘아이리스’는 어느 방송사에서 언제 방송될지 숱한 추측을 낳았다. 또 2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 드라마, 국내 최초 첩보액션드라마라는 점에서 ‘아이리스’가 어떤 성적을 낼지도 관심사였다.

결국 두 드라마는 기대한 만큼의 성적을 냈다. ‘선덕여왕’은 연장의 여파로 미실이 최후를 맞은 뒤 시청률이 다소 하락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35%가 넘는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고 ‘아이리스’는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선덕여왕’과 ‘아이리스’ 모두 배우들의 연기와 탄탄한 구성력, 화려한 볼거리를 갖춰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두 드라마와 맞붙은 드라마의 제작진과 출연진은 시청률을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선덕여왕’ 앞에서 KBS 2TV ‘남자 이야기’, ‘결혼 못하는 남자’와 SBS ‘자명고’ 등 타방송사 월화드라마들은 번번이 고개를 숙였다. SBS는 ‘천사의 유혹’부터 월화드라마 시간대를 1시간 앞당겨 8시50분으로 편성하는 묘책을 짜내기도 했다.

‘아이리스’ 역시 초반부터 수목드라마 시청률 경쟁을 주도, SBS ‘미남이시네요’만 두자릿수 시청률을 맛봤을 뿐 대부분의 경쟁작들은 한자릿수 시청률에 머물렀다. 현재 방송 중인 SBS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의 경우 주말 방송되는 재방송 시청률이 일요일이었던 지난 10일 10.4%를 기록하며 본방송 수치를 뛰어넘었다. 경쟁작들이 재미가 없지 않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선덕여왕’과 ‘아이리스’의 성과에 찬사만 보내기는 어렵다. 경제위기로 한동안 위축됐던 드라마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이 두 드라마가 자제되는 듯했던 톱스타 캐스팅, 규모의 과당경쟁을 부추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오는 22일 62회로 종영되는 ‘선덕여왕’과 20부작으로 기획된 ‘아이리스’ 모두 제작비가 200억원에 이른다. 두 드라마 모두 미술과 해외로케이션에서 호평을 얻었다. 결국 제작비가 부족했다면 성과는 지금과 달랐을지 모른다.

캐스팅된 배우들의 면면 역시 화려하다. 올 들어 배우들의 출연료는 회당 최고 1500만원으로 고정된 분위기다. 그러나 한류스타들은 캐스팅만으로 드라마 수출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이 조항에서 예외로 인정됐다. ‘아이리스’의 경우 주연급 배우들의 출연료만 하더라도 제작비의 얼마나 많은 비중을 차지할지 감안하기 어려울 정도다.

주연급 캐스팅을 스타로 메운 드라마만 득세를 한다면 제작비가 부족한 드라마는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소규모(?) 드라마를 제작하는 제작사의 경우 배우 캐스팅과 제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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