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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대학 실용음악과에서는 2014학년도 신입생 정시모집 당시 전체 지원자 115명 중 보컬 전공 지원자가 60%(69명)에 달했다. 기악 전공자 중 드럼 지원자는 5.22%(6명), 베이스 지원자는 1.74%(2명)에 불과했다. A대학 실용음악과는 지난해 정시모집 정원이 23명이었으며 베이스 전공자는 1명이 합격했다.
지난 2012학년도 신입생 모집 당시와 비교해 보컬 지원자(50.99%)는 9.01%포인트 증가했지만 드럼 지원자(7.05%)는 1.83%포인트, 베이스 지원자(2.35%)는 0.61%포인트 각각 감소했다. 단순히 지원자의 숫자만 비교하면 드럼 지원자와 베이스 전공자는 2년 사이에 각각 3분의 1로 줄었다.
댄스와 밴드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걸그룹 AOA의 드러머 유경이 재학 중인 예원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 13학번에서 베이스와 드럼 전공자는 각 1명, 보컬 전공자는 정원 20명의 절반인 10명이다.
연주자는 상황이 다르다. 설 자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돈벌이가 될 수 있는 행사 무대에도 보컬만 초대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최 측에서는 악기를 배치하고 무대에 오를 인원까지 늘리면 그 만큼 비용 부담이 커진다. 연주는 MR(반주) CD로 대체된다. 연주자 입장에서는 악순환이다. 배우려는 사람들이 적으니 지도자로 생계를 이어가는 것도 쉽지 않다. 연주자를 지망하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다 보니 베이스 주자의 경우 혼자서 4~6개 밴드를 돌아다니며 연주를 하는 일까지 생겨나고 있다.
연주자가 없다면 밴드는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미 밴드를 제대로 꾸리기 어려울 정도로 연주자의 수는 급감했다.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드러머이자 대학에서 학생들도 지도하고 있는 김선중은 최근 인터뷰에서 “연주자는 좋아하는 장르에 집중하면서 자신만의 연주기법을 쌓아가야 하는데 요즘은 불러주는 곳을 찾아가 요구에 맞춰서 연주를 해줘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 대로라면 기량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태규 대중음악 평론가는 “미디(MIDI) 등을 통해 만들어지는 소리와 직접 연주를 하는 소리는 차이가 크다”며 “연주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대학을 나와도 할 게 없는 상황에서 지원자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탄만 하고 있을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