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머, 베이스 지원자 급감…K팝에 드리운 '암울한 그림자'

  • 등록 2014-07-10 오전 9:06:45

    수정 2014-07-10 오전 9:06:45

대중음악의 다양성에 일조하고 있는 밴드 씨엔블루. 그러나 드럼, 베이스 연주자의 감소로 향후 밴드 음악의 발전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사진=FNC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대학 실용음악과에 보컬 전공 쏠림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반면 드러머, 베이스 전공 지원자는 감소하고 있다. 이 상태라면 K팝의 미래는 암울하다는 진단이다.

A대학 실용음악과에서는 2014학년도 신입생 정시모집 당시 전체 지원자 115명 중 보컬 전공 지원자가 60%(69명)에 달했다. 기악 전공자 중 드럼 지원자는 5.22%(6명), 베이스 지원자는 1.74%(2명)에 불과했다. A대학 실용음악과는 지난해 정시모집 정원이 23명이었으며 베이스 전공자는 1명이 합격했다.

지난 2012학년도 신입생 모집 당시와 비교해 보컬 지원자(50.99%)는 9.01%포인트 증가했지만 드럼 지원자(7.05%)는 1.83%포인트, 베이스 지원자(2.35%)는 0.61%포인트 각각 감소했다. 단순히 지원자의 숫자만 비교하면 드럼 지원자와 베이스 전공자는 2년 사이에 각각 3분의 1로 줄었다.

댄스와 밴드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걸그룹 AOA의 드러머 유경이 재학 중인 예원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 13학번에서 베이스와 드럼 전공자는 각 1명, 보컬 전공자는 정원 20명의 절반인 10명이다.

보컬 전공자가 많은 이유는 진로가 다양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이돌 그룹 멤버, 솔로 가수, 밴드 보컬 등 가수가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도 있고 진로를 명확하게 결정하지 못했지만 노래를 직업으로 삼겠다는 사람들도 보컬 전공을 희망한다. 노래를 잘 부르고 싶고,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지도하는 보컬 트레이너도 될 수 있다.

연주자는 상황이 다르다. 설 자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돈벌이가 될 수 있는 행사 무대에도 보컬만 초대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최 측에서는 악기를 배치하고 무대에 오를 인원까지 늘리면 그 만큼 비용 부담이 커진다. 연주는 MR(반주) CD로 대체된다. 연주자 입장에서는 악순환이다. 배우려는 사람들이 적으니 지도자로 생계를 이어가는 것도 쉽지 않다. 연주자를 지망하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다 보니 베이스 주자의 경우 혼자서 4~6개 밴드를 돌아다니며 연주를 하는 일까지 생겨나고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해 대중음악의 질도 함께 낙후될 수 있다는 것이다. K팝이 세계 각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고 그 중심에는 퍼포먼스를 앞세운 아이돌 그룹이 있다. 이제는 아이돌 그룹의 음악 만으로는 K팝이 영역을 넓혀가는 데 한계가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도 아이돌 그룹의 시장은 더 이상 넓어지지 못하고 오히려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이후를 책임질 만한 장르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 밴드다. 씨앤블루, FT아일랜드 등 아이돌 밴드들이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장미여관 등 인디신에서 활동하던 밴드들이 대중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며 급성장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연주자가 없다면 밴드는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미 밴드를 제대로 꾸리기 어려울 정도로 연주자의 수는 급감했다.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드러머이자 대학에서 학생들도 지도하고 있는 김선중은 최근 인터뷰에서 “연주자는 좋아하는 장르에 집중하면서 자신만의 연주기법을 쌓아가야 하는데 요즘은 불러주는 곳을 찾아가 요구에 맞춰서 연주를 해줘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 대로라면 기량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태규 대중음악 평론가는 “미디(MIDI) 등을 통해 만들어지는 소리와 직접 연주를 하는 소리는 차이가 크다”며 “연주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대학을 나와도 할 게 없는 상황에서 지원자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탄만 하고 있을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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