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390만원 벌어도 이래저래 수수료 떼면 고작 238만원

[50만 플랫폼 노동자의 그늘]①늘지 않는 수익
하루 13시간 일해도 최저시급에도 못미쳐
  • 등록 2019-12-02 오전 4:01:00

    수정 2019-12-02 오전 9:22:31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7년 전 배달 일을 시작했을 때 배달 한 건당 2700원을 벌었는데, 아직도 건당 2900원이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7년이 지났지만 그 사이에 배달료가 고작 200~300원 오른 거죠.”

서울 송파구에서 배달대행업체 배달원으로 일하는 A씨는 이처럼 배달료를 설명하면서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A씨는 배달 플랫폼·대행업체들이 이런저런 수수료 명목으로 떼어가는 바람에 정작 손에 쥐는 수익은 별 볼 일 없다고 하소연했다.

배달서비스 플랫폼에 종사하는 노동자가 5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처우는 열악하기 짝이 없다. 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에 따르면 최근 배달서비스 플랫폼 종사자 143명을 조사한 결과, 배달원의 한 달 평균 총수입은 390만원이었다. 그러나 배달 일을 하는 데 쓰인 비용을 제외하면 실제 월수입은 238만6000원으로 크게 줄어든다. 평균 하루 13시간, 주 6일을 일하는 배달원의 평균 근로시간을 고려하면 이는 최저시급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배달원 수입에서 업체들이 가져가는 비용, 그 중에서도 수수료 비중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업체는 월 평균 95만6000원을 배달원으로부터 떼어가는데, 이 중 수수료가 차지하는 금액이 50만원을 넘는다. A씨는 “대형 패스트푸드점이 한 업체와 배달료로 계약한 금액이 건당 4300원 정도 된다고 들었는데, 배달원에겐 3000원 가량 들어온다”며 “플랫폼·대행업체가 나머지 돈을 가져가서 어디다 쓰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특히 배달대행에 여러 업체가 끼면서 수수료가 더 높아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국내 배달대행업은 ‘소비자-프로그램업체-배달대행업체-배달원’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이뤄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각 업체가 수수료, 프로그램 사용료 등을 따로 떼어간다는 얘기다. 김성혁 서비스연맹 정책연구원장은 “해외에선 플랫폼 기업이 소비자와 노동자를 곧바로 이어주는 형태지만, 국내에선 중간 대행업체가 분리돼 있어 수수료가 과다·중복 지출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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