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 연기 곱씹는 맛 좋은 '명당'

  • 등록 2018-09-21 오후 2:00:00

    수정 2018-09-21 오후 2:00:00

조승우(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어떤 영화인은 말했다. 조승우 연기는 곱씹는 맛이 있다고. 씹으면 씹을수록 깊은 맛이 나고 또 다른 맛이 난단다.

영화 ‘명당’의 연기가 그런 것 같다. 조승우는 땅을 잘 보는 조선 최고의 지관, 박재상으로 분했다. 뛰어난 재주 탓에 화를 입지만 또 그 재주 덕에 일어서고 성장한다. 전형적인 인물이라 어찌 보면 밋밋하다. 처음에는 백윤식 유재명 지성 김성균이 더 잘 보인다. 조승우도 알고 시작했다(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묵묵하게 묵직하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박재상은 흥선(지성 분)이나 김좌근(백윤식 분), 김병기(김성균 분)처럼 대립에 나서지 않고, 부각되는 부분도 없었다. 박재상은 두 축을 받치는 역할이다. 그렇지만 심리적으로 소용돌이치는 게 있었다. 표면적으로 두드러지는 것보다, 정적임 속에서 강한 것을 해보고 싶었다. 박재상이 거기에 맞아떨어지는 캐릭터였다.”

박재상이 땅으로 사람을 살리듯, 조승우는 작품을 살린다. ‘타짜’(2006)의 연기도 그랬다.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다른 인물들을 받쳤다. 상영 당시에는 정마담(김혜수 분) 아귀(김윤석 분) 고광렬(유해진 분) 평경장(백윤식 분)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그 뒤에는 개성 살벌한 인물들을 받치면서 서사를 지탱한 조승우가 더 회자됐다. ‘명당’ 역시 묵묵하게 또 묵직하게 자리한다. 특히 인상적인 장면은 극 초반과 후반의, 조승우의 우는 얼굴이다. 박재상의 상실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두 얼굴은 전혀 다르다. 처자식을 잃은 가장의 얼굴은 더 큰 시련의 겪으며 묘하게 아이 같은 얼굴을 짓는다.

재미도 의미도 중요하다

“풍수를 소재로 한 영화지만 땅을 빼고 봐도 전혀 상관없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메시지는 인간이 가지지 말아야 할 욕망, 생각들을 꼬집는다.”

‘땅이 인간의 운명을 바꾼다’는 이야기 자체는 비현실적이지만 조승우는 분명한 주제의식으로 현실감을 입힌다. ‘명당’에서 땅은 힘을 상징하고 이 힘은 인간의 욕망을 들춘다. 이는, 현실을 비추는 거울처럼 땅에 대한 오늘날의 속물적인 욕망으로 이어진다.

조승우의 근래 작품 행보에서 공통점이 발견된다. ‘내부자들’ ‘비밀의 숲’ ‘라이프’ 그리고 ‘명당’까지 부조리한 사회의 이면을 포착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내부자들’에서 정·재계 언론계의 적폐에 칼을 댄 검사(우장훈)였고, 또 한번 검사를 연기한 ‘비밀의 숲’에서 몸 담고 있는 조직(검찰)의 비리를 까발리고 도려내는 검사(황시목)였다. 의학 드라마인 ‘라이프’에서 의료인이 아닌 경영인(구승효)으로 무너져가는 병원을 살리기 위해 악역을 자처하며 의료계의 부조리를 짚어냈다.

“재미가 있으면서 의미가 있었으면 한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작은 부분일지라도 단순히 의미 없는 영화는 하고 싶지 않다. 사람들의 삶에 조금이나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그의 말은, 개인적 감정을 앞세웠던 박재상이 대의를 위해서 자신이 가진 능력을 어디에 쓸 것인지를 고민하는 모습과 겹친다.

연기도 잘하고 노래도 잘한다

“대한민국에서 영화·드라마·뮤지컬 다 되는 배우는 조승우 한 사람밖에 없다.”(조인성)

조승우는 ‘명당’을 끝내고 2년 만에 뮤지컬로 돌아간다. 11월부터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무대에 오른다. ‘지킬 앤 하이드’는 2004년 초연 때부터 참여한 작품으로 그가 흥행에 견인 역할을 했다.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같은 명성은 조승우가 일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승우의 복귀는 뮤지컬 팬들을 들썩이게 할 만했고, ‘지킬 앤 하이드’ 1차 티켓 예매는 2분 만에 매진됐다.

“지겹지 않을까? 후배들의 길을 막는 것은 아닐까? 싶으면서도 (‘지킬 앤 하이드’는) 내가 쌓아온, 처음 시작했던 작품이라 쉽게 놓지 못하는 것 같다. 또 어렸을 때에는 몰랐는데 나이가 들어서 이제야 보이는 것들도 있다. 그것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10년을 기다린 팬이 있는데 이번 기회에 꼭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조승우(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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