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밑빠진 독 물 붓기 지하철 무임승차, 더 외면할 건가

  • 등록 2023-02-02 오전 5:00:00

    수정 2023-02-02 오전 5:00:00

서울시가 2015년 이후 8년 만에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추진하면서 65세 이상 고령층의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와 31일 페이스북 게시를 통해 무임승차로 인한 지하철 손실의 중앙정부 지원을 요구했다. 기획재정부가 서울시의 거듭된 손실 보전 요구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자 시장으로서 여론전에 나선 모양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그제 원내 대책회의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뜻을 밝혔다.

서울시는 지하철 적자를 더는 감당할 수 없다며 오는 4월께 지하철 요금을 300~400원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러면서 고령층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을 정부에서 보전해주면 인상 폭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의 연간 적자가 1조 원대에 이르고 그 중 30%가량이 고령층을 포함한 교통취약 계층의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이라는 점에서 서울시의 입장은 지나치지 않다. 서울만 그런 것도 아니다. 전국 도시철도의 최근 5년간 연평균 손실 1조 3000억여원 중 무임승차 손실은 40%가량에 이른다. 때문에 지하철을 운영하는 모든 광역자치단체가 서울시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는 전두환 정권 때인 1984년 도입된 뒤 올해로 40년째다. 하지만 노인복지 향상을 위한 제도의 취지를 이해한다 하더라도 그간의 인구구조 변화와 기대수명 연장 등에 비추어 볼 때 이제는 과잉복지의 소지가 있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1984년 5.9%에서 지난해 17.5%로 높아졌다. 베이비붐 세대를 대표하는 ‘58년 개띠’가 65세가 되는 올해 이후 더 빨리 높아져 2025년에 20%, 2036년에 30%를 넘게 된다. 1980년대에 65세 이상이면 대체로 노인 대우를 할 만했으나 지금은 65세 이상에도 젊은이 못지않게 건강한 노인이 많다.

고령층 과잉복지에 드는 비용을 젊은층에 계속 부담시킬 일이 아니다. 무임승차 제도를 인구구조 변화에 맞게 축소해야 한다. 대상 연령을 높일 수도 있고, 무임을 할인으로 바꿀 수도 있으며, 하루 중 적용 시간대를 한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손질을 더 미뤄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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