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자기의 그릇 상식 톡톡!] 그릇에도 등급이 있다고?

  • 등록 2015-04-12 오전 6:00:35

    수정 2015-04-12 오전 6:00:35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2013년 12월 충북 청주의 한국도자기 공장 앞에서 무모한(?) 도전이 펼쳐졌다. 다름 아닌 ‘컵 위에 차 올리기’. 바닥에 도자기 머그컵 4개를 고정하고 지게차를 이용해 컵 위에 1.6t에 육박하는 SUV 차량을 얹는 실험으로 차바퀴와 컵의 오목한 부분이 잘 맞춰져 균형감을 유지하는 것이 실험의 최대 관건. 수십여명의 직원들이 숨죽인 채 지켜보는 가운데 바퀴와 컵이 닿는 순간 육중한 차량이 단 4개의 머그컵 위에 안정감 있게 올라앉았다.

보는 이들의 마음을 졸이게 한 이 실험은 ‘본차이나(bone china)’ 의 능력을 보여주는 ‘강력한’ 실험이었다.

본차이나 강도실험(사진=한국도자기)
‘본차이나(bone china)’ 가 소비자들에게 꽤 익숙한 용어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뜻을 잘 모르거나 혹은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로 오해해 도자기매장에서 “국산 제품이라더니 왜 메이드 인 차이나로 적혀있느냐”며 고객이 항의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본차이나는 언제 어디서 시작됐을까?

본차이나는 표기 그대로 뼈(bone)로 만든 그릇(china)이다. 1748년 영국 런던의 도자기 공장들은 근처 가축시장에서 쉽게 얻을 수 있던 ‘동물의 뼈’를 태워 재료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도자기의 원료를 구하기 어려운 탓에 대용품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본차이나의 시초가 됐다.

당시 본차이나는 품질면에서는 상당히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후 영국이 낳은 ‘도자기 천재’ 조지아 스포드가 뼛가루와 차이나스톤(장석과 화강암이 섞인 것), 고령토를 배합해 모든 본차이나의 특징이 되는 기본 비율을 개발하면서부터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가마에 굽는 작업(사진=한국도자기)
처음 개발부터 20세기 후반까지 본차이나는 주로 영국에서만 독점적으로 생산됐다. 이후 유럽전역, 미국, 아시아 지역에서도 생산이 이뤄지고 있지만 나라마다 합격 기준은 다르다. 동물의 뼈를 태운 ‘본애쉬’(bone ash) 함유량이 절대적인 기준으로 유럽과 한국은 30% 이상, 미국의 경우는 25% 이상이 돼야 ‘본차이나’ 명함을 붙일 자격을 얻는다.

이 함량에 따라 본차이나의 ‘급’이 달라지는데 45%가 넘어가면 A급, 50% 이상은 A++급으로 분류된다. 45%가 넘어가면 그릇의 모양을 만들거나 굽는데 정교한 기술력이 요구되는 까닭에 파손률도 급증한다. 때문에 비용절감 차원에서 대부분의 도자기 회사들이 40% 이하로만 제작하는 것이 보편화 돼 있지만 다양한 수입브랜드와 국내 브랜드를 통털어 50%의 본애쉬 함량을 유지하는 곳은 ‘한국도자기’ 뿐이다.

성형작업(왼쪽) 후 거친 부분을 다듬는 공정(오른쪽) 사진=한국도자기
얇고 가벼우면 쉽게 깨지지 않을까?

수입 브랜드의 도자기들은 국내 도자기보다 훨씬 두껍다. 또 무게도 더 나가고 색도 탁하다. 낮은 온도에 점토질 원료를 배합해 구워 만들기 때문으로 소뼈, 즉 본애쉬는 들어가지 않는다. 이런 형태의 그릇은 본차이나가 아니라 ‘도기’다. 도기는 물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그릇으로 사용할 경우 음식의 색이 배거나 세척할 때 세제를 머금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이런 이유들로 외국에서는 ‘식사용’으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본애쉬가 들어가고, 함량이 높을수록 흡수성이 적고 단단해진다. 얇고 가볍다고해서 약한 것이 아니다. ‘묵직해서 안정감있다’ 는 생각에서 벗어나 우리 테이블의 수준을 업그레이드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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