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에 높아진 관세장벽…韓수출기업 '살얼음판'

WTI·구리 등 전세계 상품시장 '수요감소' 에 가격 하락
씨티은행 "전세계 GDP 1.0~1.5%p 하락가능성" 제기
내수 작고 수출 비중 높은 韓, 대중 수출액 20% 감소 우려
  • 등록 2018-07-16 오전 5:00:00

    수정 2018-07-16 오전 5:00:00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미국과 중국이 끝내 관세 폭탄을 던지며 무역전쟁을 시작하자 전세계 경제 역시 살얼음판을 걷는 모양새다. 관세 부과와 교역량 감소로 양국의 경제에 타격이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복잡하게 얽힌 글로벌 공급망 탓에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8월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한 주간 3.8% 급락했다. 구리 역시 2017년 7월 이후 1년래 최저치까지 떨어졌으며 아연과 납, 주석 모두 최근 일주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구리는 자동차와 전자전기, 건설 등에 주로 쓰이다보니 경기 선행지수라고도 불린다. 무역전쟁에 글로벌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증가하며 원자재 수요 감소가 현실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은 지난 6일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물리기 시작했고 이에 똑같은 규모로 중국이 맞불을 놓자 11일 10%의 추가 관세를 물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 목록을 발표했다.

아직 남아있는 관세 폭탄도 있다.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예고했던 500억 달러 수입품 중 340억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160억 달러 규모 284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이번 주 중 발효할 전망이며 수입차에 대해서도 20% 관세 부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 등의 제품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를 하고 있어 미·중 무역전쟁은 점차 국제전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며 세계 무역량이 약 2조달러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그룹 역시 불확실성이 커지며 전 세계의 국내총생산(GDP)이 1.0∼1.5% 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고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 가운데 각국이 관세와 보조금 등 보호무역주의를 심화시킬 경우까지 감안한 수치다.

영국의 경제전문기관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그레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불확실성이 커지면 기업들이 먼저 투자를 줄이게 되는데 이미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며 경제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한국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에서 내수 경제 규모가 작은 대신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68.8%에 달하는 전형적인 수출주도형 국가다. 게다가 중국과의 지리적 근접성을 이용해 수출을 확대해 온 국가인 만큼 무역전쟁의 피해를 입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500억달러(56조7000억원) 규모의 수입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해 미국의 대중국 수입이 10% 감소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액은 282억6000만달러(31조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이 1421억2000만달러(161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19.9%에 이르는 수치이며 총 수출액(5736억9000만달러)에서도 4.9%에 달하는 규모다.

뿐만 아니라 한국과 중국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 상관계수는 0.565에 달한다. 중국의 경기나 소비심리가 무역전쟁으로 침체할 경우 한국은 수출뿐만 아니라 기업투자, 금융 등 전방위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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