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talk!재테크]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스마트폰 시장에서 실패했나

관성의 법칙과 같은 ‘경로 의존성’
한번 익숙해지면 변화를 싫어하는 심리
  • 등록 2014-07-12 오전 6:00:47

    수정 2014-07-12 오전 6:00:47

[조영관 신한카드 부부장] 여우가 건넨 공짜 신발의 속셈은?

햇살 가득한 초여름 하얀 담장에는 빨간 장미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다. 그 앞을 지나는 약삭빠른 여우가 토끼 아가씨에게 미소를 지어가며 다가선다.

조영관 신한카드 부부장
“ 토끼 아가씨! 곧 여름이 오는데 예쁜 발로 다니면 상처가 나니 예쁜 꽃신을 선물할게.”

토끼는 뜨거운 여름을 신발로 견디며 여우의 선물에 감사한 마음을 가졌다.

추운 겨울이 오자 여우는 따뜻한 털신을 선물해 주었다.

“고마운 여우, 예쁜 나에게 이런 선물을 주다니…. 언젠가는 보답을 해야지.”

눈이 쌓인 숲 속 길을 털신을 신고 깡충 뛰어다니며 숲 속 친구들에게 자랑하며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다시 봄이 되어 철쭉꽃이 필 즈음 다시 고개 내민 여우는 이번에는 양손 가득 꽃신과 털신을 들고 나타났다.

“날씬한 토끼 아가씨. 예쁜 다리를 보호하려면 신발이 많이 필요할 텐데 이제는 돈 내고 신발을 사야겠어. ”

토끼는 이미 신발 때문에 발이 부드러워져 신발을 벗고 숲 속을 다닐 수가 없었다. 추운 겨울에는 신발이 없으면 동상이 생겨 하루도 못살게 되었다. 늙은 여우는 비싼 가격으로 토끼에게 신발을 건네며 미소를 지었다.

◇ 관성의 법칙과 같은 경로의존성

자연의 모든 물체는 계속 움직이려고 하고, 정지하고 있는 물체는 계속해서 정지하려는 성질을 가진다. 이것이 ‘관성의 법칙’이며, 뉴턴의 ‘운동 제 1법칙’이라 한다. 사람들이 한 번 일정한 방향성에 익숙해지고 나면 후에 그 방향이 옳지 않거나 효율성이 떨어져도 잘못된 습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이란 한 번 일정한 경로에 들어서면 나중에 그 경로가 비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알더라도 바꾸기 힘들다는 이론이다.

미국의 경제학자인 스탠퍼드 대학의 폴 데이비드 교수가 주장한 말이다.

베트남 최대도시 호치민시와 최북단의 수도 하노이까지 연결된 고속도로는 온통 오토바이로

가득하다. 차는 오토바이에 갇힌 채 차가 속도를 이내지 못하고 최고 시속 60km 미터에 불과하다. 원인은 젊은 인구가 60% 이상이고 오토바이가 젊은이에게 열풍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베트남 대부분 서민, 중산층들이 오토바이를 이동의 핵심 수단이어서 버스와 차량으로 대체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베트남에서 오토바이가 먼저 도로의 주인이 되어 차들이 끼어들기에 어려운 것이나 토끼가 신발의 익숙함에 더는 맨발로 다닐 수 없게 된 것

모두가 경로의존성의 비극이다.

◇ 우주 로켓의 크기가 2마리의 말 엉덩이 폭

미국의 우주왕복선은 추진 로켓 제작공장이 따로 있어 미 항공우주국(NASA) 발사대가 있는 플로리다까지 열차로 옮겨야 하는데 열차가 터널을 지나야 하므로 크기를 열차 선로 폭에 맞춰 설계해야 했다.

우주왕복선에 쓰이는 추진 로켓의 너비는 4피트 8.5인치(143.51㎝)이다. 기술자들은 추진 로켓을 좀 더 크게 만들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로켓의 크기가 정해진 것을 알려면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시대의 2마리의 말 엉덩이 폭이 도로와 마차 선로에 영향을 주고, 다시 기차선로

폭의 기준이 되었다. 로켓은 기차로만 옮겨야 하는데, 중간에 터널을 통과하려면 너비를 열차 선로 폭에 맞춰야 했기 때문이다.

(말 엉덩이 2마리 크기 => 로마 도로 => 마차 선로 => 기차선로 => 우주로켓)

◇ 금융거래의 경로의존성

마이크로소프트(MS)는 Window라는 운영체제(OS)로 30년 이상 세계 PC 시장을 주도했다. 이후로는 다른 운영체제가 1등 자리를 넘보지 못하였다.

경로의존성은 이처럼 기술의 표준화 및 시장선점을 통하여 경쟁자를 압도하게 하는 마술의 힘이 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한번 표준으로 자리 잡은 기술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주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실패했다.

업체마다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하여 자사의 운영체제(OS)를 채택하도록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장 먼저 시장을 선점한 것은 애플사의 ‘아이폰’이다.

스마트폰은 한 회사의 제품을 구매했다면 후속모델은 동일 회사 제품을 고르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기존 모델에 들어 있는 애플리케이션들이 쉽게 호환되기 때문이다.

다른 회사 모델을 고를 때 새로운 것으로 대체하느라 비용과 시간이 들기 때문이다.

금융 거래에도 경로의존성이 나타난다. 금융상품을 결정할 때 모든 금융기관의 상품을 놓고 비교하여 가장 좋은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금융기관의 담당자 모두와 상의할 수 없다.

그래서 이용하던 곳에서 상품 권유를 받게 되면 마음이 약해지면서 상품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신용카드도 타 회사 신상품 카드를 만들려고 해도 기존에 쌓았던 포인트 처리와 신청서를 다시 작성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종종 포기한다.

◇ 익숙함을 뛰어 넘는 관점의 전환

오랫동안 우리에게 익숙했던 좌측보행이 비합리적이라고 하여 2010년 7월부터 우측보행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지금도 유심히 살펴보면 우측통행과 좌측통행이 가끔 뒤범벅되기도 한다. 직장 생활에 적용해보면 늘 하던 방식을 답습하고 타성에 젖은 매너리즘 같다. 새로운 기획서 작성 시 기존에 만든 것을 우려먹거나, 선배들이 했던 양식에 채워 넣는 것으로 만족하는 경우이다. 관점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관점은 늘 보는 방향이다. 익숙함은 늘상 보는 것을 보려고 한다는 뜻이다. 백범 김구 선생께서 애송하셨다는 시가 있다. ‘눈 내린 길을 걸을 때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이 훗날 다른 사람에게 이정표가 되리니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이정표가 된다면 지금 나의 생활방식 또한 중요하다. 오늘은 어제와 다른 새로운 길로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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