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야구감독은 한 경기에 투수 열댓 명을 교체해가며 밤이 깊도록 승부에 집착하다 관중까지 피로하게 만들었다. 바둑에서도 승산 없는 게임을 물고 늘어지기보다 돌 거둘 때를 아는 품격 있는 기사를 응원하고 싶다. 방탄소년단의 그칠 줄 모르는 인기비결은 꿈속이 아닌 실제 상황을 가사로 만들어 팬들에게 다가가는 진정어린 소통이라고 한다. 관중을 염두에 두어야 비로소 프로페셔널 정신이 있다는 이야기다.
자만에 빠진 아마추어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무엇인가. 얕은 지식으로 저만 옳다는 인사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면 혼자 나아가려는 독선(獨善)에 빠진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자가 큰 힘을 거머쥐면 불완전 논리로 자신의 의견만 옳다는 독단(獨斷)에 빠지기 쉽다. 오만과 편견으로 찌든 인사가 힘을 얻으면 몰라도 배우려 하지 않고 그냥 독주(獨走)하려 든다. 물론 독선·독단·독주는 심리병리현상인 확증편향 현상의 하나로 서로 사촌지간이다.
만약, 환자가 의사를 위해서 존재한다고 오판하는 돌팔이는 병을 고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시킨다. 신도들이 목사를 위해 존재한다고 착각하는 사이비 목자는 거짓 복음으로 신도들을 농락하려들 게다. 세상이 자신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혼동하는 임금님이 자신도 망치고 나라도 망치는 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반복되어 왔다.
무릇 모든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는 ‘관중의 입장’에서 기회비용을 따져봐야 한다. 부분적으로 옳을지라도 전체적으로는 틀리는 구성의 오류를 경계해야 한다. 예컨대, 초겨울 이상기온으로 진달래가 어쩌다 피었다고 해서 “봄이 왔다”고 지레짐작하다가는 겨우살이를 준비하지 못한다. 프로 행세를 하려는 아마추어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 바로 ‘구성의 오류(fallacy of composition)’다.
진정한 프로가 되려면 사회적 책임의식부터 가져야 한다. 우두머리와 지도자는 아마추어와 프로처럼 근본부터 다르다. 우두머리는 사회적 책임을 망각하고 자신과 추종자들만 챙기려다 자신도 망치고 조직과 사회도 다 망친다. 지도자는 프로 정신으로 조직과 사회를 우선 생각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큰 업적을 남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