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경기' 이대호 "내 야구선수 점수는 50점...우승 못해 죄지은 느낌"

  • 등록 2022-10-08 오후 3:52:21

    수정 2022-10-08 오후 3:52:21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8일 오후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은퇴 경기를 앞두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롯데자이언츠 이대호가 8일 오후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KBO리그 LG트윈스와 은퇴경기를 앞두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만 남겨둔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40·롯데자이언츠)는 의외로 차분했다. 선수로서 하는 마지막 인터뷰였지만 평소대로 담담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대호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경기를 끝으로 은퇴식을 갖고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게 된다. 물론 11월 열릴 MLB 월드투어 참가 가능성이 열려있기는 하지만 프로야구 경기에 나서는 것은 이날이 마지막이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이대호의 타격 모습을 더이상 볼 수 없다.

이대호의 은퇴 경기가 열리는 사직구장은 새벽부터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온라인 예매 티켓은 오픈과 동시에 일찌감치 매진됐다. 현장 판매분도 매진이 유력한 상황이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만원 관중의 응원 속에서 이대호는 화려했던 선수 인생과 작별한다.

이대호는 이날 LG트윈스와 정규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가진 은퇴 기자회견에서 “떨리고, 기대되고, 아쉬운 점도 있다. 저를 보기 위해 많이들 와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사랑받으며 떠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출근길에 야구장 주위에 가득한 팬들을 보면서 너무 감사했다”며 “모든 분들에게 사인을 해드리지 못한 것이 죄송하지만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대호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마지막 출근길을 제대로 실감하지 못했다. 첫째 딸이 감기에 걸려서 아침 일찍 병원에 다녀오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이대호는 “아빠 은퇴하니 딸도 긴장이 풀렸나 보다”며 “딸이 아빠 울지 말라고 대신 아픈 것 같다”고 특유의 너스레를 떨었다.

이대호는 은퇴 시즌인 올해도 펄펄 날았다. 은퇴를 앞둔 선수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기록을 냈다.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332 23홈런 100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단독 4위, 타점은 공동 4위, 홈런은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이렇게 여전히 절정의 기량을 뽐내다보니 팬들은 물론 야구인들조차 은퇴를 번복해달라는 요청을 수없이 했다.

물론 이대호가 마음을 바꿀리는 없다. 그는 “홀가분하게 열심히 준비한 덕분에 생각보다 결과가 잘 나왔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 켠에는 미안함이 자리했다. 팀 성적이 안좋은 상황에서 혼자 떠나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스스로 ‘야구 선수 이대호’의 성적을 매겨달라는 질문에 “50점”이라고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 그는 “개인 성적은 괜찮았지만 어릴 때부터 사랑한 롯데 우승을 못 하고 떠나는 게 감점 요인이 너무 크다”며 “죄를 짓고 떠나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한국에 돌아올 당시 우승하고 싶어서 왔다고 했는데 약속을 못 지켜서 후배들과 팬들에게 미안하다”며 “후배들이 더 노력해서 빨리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 나도 알려줄 수 있는 기술이나 노하우는 언제든 전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은퇴 후 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한 것은 없다. 이대호는 “오늘 팬들께 나눠드릴 사인을 준비하고, 딸의 기침 소리에 거의 잠을 자지 못해서 내일은 당장 쉬고 싶다”고 소박한 계획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롯데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살짝 내비쳤다. 지도자 변신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대호는 “기회가 된다면 롯데에 와서 함께 동고동락한 동료, 코치들과 함께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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