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무역적자 늪에 빠진 한국, 기술 초격차로 극복해야

  • 등록 2024-01-03 오전 5:00:00

    수정 2024-01-03 오전 5:00:00

무역수지가 지난해에도 적자를 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그제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무역수지가 지난해 연간으로 99억 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022년(477억 8000만달러 적자)과 비교하면 규모가 대폭 줄었으나 2년 연속 적자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수출이 7.4% 감소한 것이 요인이다.

수출은 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수출이 이처럼 맥을 못 춘 것은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각각 전년 대비 23.7%와 19.9%나 줄었다. 이 가운데 반도체는 지난해 10월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대중국 수출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대중국 무역수지는 180억달러의 적자를 냈다. 대중국 무역수지가 적자를 낸 것은 1992년 중국과 수교한 이후 31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중국은 한국의 고도성장을 가능하게 한 수출 텃밭이었다. 한중 수교 이후 30년 동안 우리가 중국과의 무역에서 거둔 총 흑자액은 7117억달러로 연평균 237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원유 수입과 만성적인 대일 무역적자를 메우고도 남아 무역흑자국으로 발돋움하는데 버팀목이 됐다. 따라서 무역흑자의 보고였던 중국이 지난해 적자 시장으로 바뀐 것은 가볍게 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중국 대신 미국 시장을 키우면 된다는 발상은 짧은 생각이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445억달러의 흑자를 일궈냈지만 전체 무역수지 적자를 막지 못했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의 선전이 세계 최대 시장인 대중국 무역의 적자 반전 공백을 메우는 데는 역부족임을 보여준다.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줄여가야 하지만 탈중국은 바람직한 선택이 아니다. 14억 인구의 중국시장은 우리가 포기하기에는 너무 큰 시장이다. 한국 기업들은 최근 수년간 중국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밀려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산업 고도화 정책과 중국 기업들의 기술 발전으로 반도체·2차전지 등 첨단산업 분야 중간재 수입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을 지키려면 확실한 기술 우위를 확보하는 길밖에 없다. 정부와 기업 모두 첨단산업의 기술 초격차 전략을 가다듬어야 할 때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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