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용의 시장 돋보기]기대감과 현실의 괴리

  • 등록 2012-11-16 오전 7:35:00

    수정 2012-11-16 오전 7:35:00

[최정용 에셋디자인투자자문 대표] 최근 주식시장은 경제 지표와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7, 8월 경제지표가 하락한 시기에는 오히려 시장이 상승했고, 9월 이후 지표가 개선되는 시기에 시장은 오히려 하락했다. 지표와 시장의 괴리가 계속됨에 따라 방향성을 잡지 못하는 투자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의 상황을 진단해 보고 향후 투자 전략을 생각해 보자. 주식시장은 지난 주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나온 이후 그동안 산재해 있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요구하며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긍정과 부정의 시각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먼저 긍정적인 면을 살펴보자. 첫째, 10월 이후 발표되는 미국의 경제 지표들은 상당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두 달 연속으로 상승했고, 케이스-쉴러 부동산가격 지수도 반등을 이어 가고 있다. 실업률도 7%대 후반까지 하락했고 소비자 신뢰 지수도 5년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둘째, 전 세계적으로 초저금리가 지속되고 있고 최근 유럽, 미국 그리고 일본 등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양적완화가 시행되고 있다. 양적완화 시행은 극에 달했던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일정부분 완화 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우리나라도 10월 금리인하로 인해 정기예금에 대한 선호가 줄어들면서 자금의 단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셋째, 주식시장의 벨류에이션만 놓고 보면 현재 시장은 1950년 이후 가장 저평가된 시장이다. 미국 S&P500 기업의 평균 주가 수익비율은 과거평균 대비 10~15% 이상 저평가돼 있고, 우리 시장에도 매력적인 글로벌 선도 기업들이 상당히 많다.

다음으로 부정적인 측면을 살펴보자. 첫째, 미국을 제외한 중국과 유럽 등 전 세계 경기가 빠른시일 내에 회복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양한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신용의 디레버리징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어서 글로벌 경기가 저성장 국면에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둘째, 글로벌 초저금리에 기반한 막대한 유동성이 미래를 위한 투자와 고용 등 바람직한 곳에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그 관심이 금융 상품에만 지나치게 집중하는 모양새다. 셋째, 각국의 강력한 정책적 대응과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데 비해 주식시장은 그 기대감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산재한 문제와 해결해야 할 과제 등 현실적인 상황에 비해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했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최근 시장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정부 정책에 대한 ‘학습효과’로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쳤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금 시장은 기대감과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공백기로 평가된다.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재정절벽,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 등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어 이에 대한 타협의 과정에서 향후 치열한 정치적 공방이 예상된다. 기업과 시장 고유의 뉴스보다는 정치적인 뉴스가 시장을 지배하는 과정에서 결국 시장도 명분을 찾아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깊어가는 가을 속에 투자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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