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S 달성' 손승락, 가장 많이 한 말 "감사하다"

  • 등록 2013-09-15 오전 11:36:50

    수정 2013-09-15 오후 5:44:03

손승락(왼쪽)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프로야구 출범 후 네 명밖에 달성하지 못한 대기록, 40세이브. 14일 문학 SK전에서 세이브를 올리며 대기록의 4번째 주인공이 된 넥센 손승락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감사하다”는 말을 제일 많이 했다. 대기록을 달성한 순간에도 평소 묵묵하고, 겸손했던 그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는 그럴수록 자신을 더 낮췄다.

절대 혼자의 힘으로는 이룰 수 없는 기록이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었다. 그는 “혼자서 한 기록은 아니다. 항상 팀 성적이 좋아야 내 세이브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팀 성적이 좋다보니 나에게 이런 좋은 기록도 따라오는 것 같다.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손승락은 영광스러운 순간,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간의 감사함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기회기도 했기 때문에 더 그랬다.

손승락은 “끝까지 믿어준 감독님, 수석 코치님께 감사드린다. 감독님은 ‘늘 믿을 사람 너밖에 없다’라면서 많은 신뢰를 보여주셨다. 그리고 올해 삼진잡는 볼(포크) 하나 제대로 만들어라는 이야기를 늘 해주신 덕분에 완성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시즌을 치르면서 부상없이 몸 관리 해주신 이지풍 코치님에게 감사하다. 내가 던질 때마다 우리 수비수들이 정말 잘 막아줬다. 배터리를 이뤄준 허도환에게는 특별히 더 고맙다”면서 40세이브의 공을 모든 코칭스태프와 선후배 동료들, 가족들에게 돌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또 한 사람. 손승락이 고마움을 더 전하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최상덕 투수 코치였다. 손승락은 “지금까지 표현도 제대로 못했는데 이번 기회를 빌어 최상덕 코치님에게 꼭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야구는 심리 싸움이라고 한다. 멘탈이 강한 자가 살아남는 곳이다. 마무리 투수는 유독 더 그렇다. 공 하나에 경기의 승패가 좌지우지 되는, 모든 부담과 압박이 한 곳에 몰리는 큰 자리. 마무리투수들이 상대와 싸우는 것은 물론 내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그만큼 멘탈적인 영향이 크다는 의미다. 마무리 투수들 대부분이 강한 멘탈의 소유자, 포커페이스를 잘 하는 선수들인 것도 그 때문이다.

손승락 역시 자신이 40세이브를 올린 비결은 멘탈에 있다고 했다. 언제나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절대 흔들리지 않으려는 멘탈, 마음가짐 덕분이라고 했다.

그런 그를 만들어준 것이 최상덕 코치다. 손승락에게 위기가 찾아올 때, 혹은 힘이 들 때 멘탈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고 했다.

손승락은 “프로에 와서 내가 좋은 결과는 내고 있는 것은 남들보다 실력이 월등해서가 아니라 멘탈적인 부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많이 도와주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상황들이 나에 맞춰질 것이다는 말을 많이 하신다. 경기 전 내가 컨디션이 안좋을 땐 ‘비가 올 것’이라며, ‘너한테 상황들이 맞춰질 것이니 좋은 생각을 하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블론 세이브를하고 나서도 ‘신이 와도, 리베라(메이저리그 특급 마무리 투수)가 와도 이건 블론할 수밖에 없다’, ‘한 번 블론 한것보다 지금까지 막아준 게 더 많지 않느냐. 부담갖지 말라’는 이야기들을 해주시는데 40세이브를 할 동안 그런 말씀들이 나에게 정말 많은 힘이 됐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투수들은 투수코치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한다. 그 과정에서 의견이 맞지 않아 부딪히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넥센은 그런 분위기와는 정반대다. 삼촌같은 느낌의 편안한 코치. 손승락뿐만 아니라 넥센 투수들 전체가 올해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도 훈훈한 팀 분위기 덕분이다.

손승락은 “팀에서 삼촌같은 역할을 해주시고 있다. 몇몇 선수들은 코치님이라기보다 삼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어려움이 있을 때 선수들이 먼저 다가가게끔 해주신다. 편안한 옆집 형같은 느낌이다. 늘 연구도 많이 하시고 투수들 볼배합 어려움 같은 것 많이 도와주시고 있다”고 덧붙였다.

40세이브를 이룬 날 밤. 밖에서는 손승락이 주변 사람들에게 일일이 고마움을 전하느라 바빴다면, 집으로 돌아온 아빠이자 남편 손승락은 가족들의 축하를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가족과 함께 조촐한 파티도 열었다. 손승락은 “축하 전화를 많이 받았다. 오자마자 집에서도 깜짝 파티가 있었다. 딸 체링이가 박수를 아주 잘 치더라”며 웃었다.

마무리 투수 4년째. 늘 꿈에만 그리던 40세이브였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에 대해 늘 조심스러워하고 겸손해했던 그는 40세이브 달성 이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아직 실감은 안난다. (40세이브 달성 당시) 마운드서 크게 표현은 안했지만 기분은 정말 참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넥센에 남은 게임은 15경기. 세이브 최다 신기록인 47세이브(삼성 오승환 보유)에는 7개만을 남겨둔 상황. 수치상으로는 어려워보이지만 47세이브를 달성할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는 것이 손승락의 바람이다. 개인적인 욕심을 떠나 그런 상황이 온다면 팀이 4위, 그 이상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손승락은 “47세이브까진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47세이브를 하는 경우가 온다면 팀도 계속 이긴다는 이야기아니겠는가. 운이 좋아서 그렇게만 된다면, 팀이 4위 이상의 자리까지 노릴 수 있는 성적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기분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손’수 ‘승’리를 잠그는(‘Lock’) 남자, 손승락. 40세이브를 올리며 한국을 대표하는 특급 마무리 투수로 우뚝 선 그의 승승장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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