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9년만에 줄어든 가계빚, 아직은 안심할 상황 아니다

  • 등록 2022-05-26 오전 5:00:00

    수정 2022-05-26 오전 5:00:00

가계빚이 9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한국은행은 그제 1분기말 기준 가계신용(대출 + 판매신용) 잔액이 1859조4000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6000억원 줄었다고 발표했다. 내용을 보면 신용카드 사용액 등을 포함하는 판매신용은 여전히 늘었지만 가계대출 부문이 더 큰 폭으로 줄어 전체적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가계빚이 줄어든 것은 다행이다. 가계빚은 지난 2013년 1분기에 9000억원이 줄어든 이후 줄곧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며 금융 안정을 위협하는 불안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국제결제은행(BIS)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3분기 106.7%를 기록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 가계빚이 GDP보다 많은 유일한 나라다. 올 1분기에 가계빚이 소폭 줄었다고 해도 가계부채 비율 OECD 1위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규모에 비해 가계가 과도한 빚을 짊어진 것은 여전하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오늘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동안 총 5회에 걸쳐 기준금리를 1.25%포인트 올리는 셈이 된다. 이번 달 기대인플레이션율(1년 후 소비자물가상승률 예측값)이 3.3%를 기록하면서 고물가 지속을 예고한 상태여서 기준금리 인상은 당분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연말에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수준인 연 2.25~2.5%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적어도 2~3회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계빚이 줄었다고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가파른 금리 상승은 저금리 시절 과도하게 빚을 끌어 쓴 영끌 빚투족과 다중채무자 등 취약 계층의 연쇄적 파산을 몰고 올 위험이 크다. 고금리 시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금리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향후에도 가계빚 감소세가 지속될 것인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미 지난달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은 다시 증가로 돌아섰다. 금융당국은 섣부른 대출규제 완화로 화를 자초하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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