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여야 한통속된 이ㆍ통장 수당 인상, 선거용 돈풀기 하나

  • 등록 2023-10-26 오전 5:00:00

    수정 2023-10-26 오전 5:00:00

국민의힘이 이장과 통장에게 지급되는 기본수당을 내년부터 월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10만원 올려줄 것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에 공식 요청했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그제 “이장과 통장의 역량을 높이고 적극적 현장 활동을 위한 사기를 진작시켜 드리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하지만 총선을 5개월여 앞둔 시점이어서 이번 인상 요청은 ‘선거용 선심 쓰기’라는 지적을 면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최혜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대선 때 이장 수당 20만원, 통장 수당 10만원 인상을 공약했다”며 “공약이 실현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로 깎아내리고 헐뜯는 정쟁에 몰두해온 여야 양대 정당이 이장과 통장 수당 인상에는 한목소리를 낼 뿐 아니라 더 많이 올려주려는 선심 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이장과 통장은 전국에 걸쳐 9만 8000여명이나 있는데다 지역 주민 민심 향배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선거 때마다 환심 사기의 단골 표적이 된다.

그러나 이장과 통장 수당은 2019년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10만원 인상된 후 4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사기 진작이라고 하기에는 그만큼 명분이 약하다. 4년 전에는 당시 여당인 민주당이 주도한 반면 이번에는 현재 여당인 국민의힘이 선수를 친 데서 보듯 매번 집권당이 선거를 앞두고 인상을 주도하는 모양이 반복되고 있다. 이장과 통장 수당은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하게 돼 있어 지방재정의 부담이 늘어난다. 올해 이장과 통장에게 지급되는 수당은 모두 4616억원이고 기본수당을 10만원 올리면 연간 1381억원이 더 들어간다.

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나라 곳간을 축내려는 돈풀기 대상은 이장과 통장 수당만이 아니다. 기초연금 인상을 비롯해 만지작거리고 있는 선심성 보따리가 수두룩하다. 지금 우리 경제는 사상 초유의 잠재성장률 1%대 저성장 궤도에 접어들어 활로 찾기가 절박한 상황이다. 급증하는 정부 등 공공부문 부채가 위기적 수준에 이르기도 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경제체질 강화에 나서도 시원찮을 판에 선거를 앞두고 돈풀기 경쟁이 웬말인가. 이장과 통장 수당은 선거와 무관하게 지방행정 효율성을 주된 잣대로 엄격하게 평가한 후 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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