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金' 임효준, '제2의 빅토르 안' 되나...中 귀화 결정 아쉬움

  • 등록 2021-03-07 오후 3:47:00

    수정 2021-03-07 오후 9:50:45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임효준(25)이 중국으로 귀화해 ‘오성홍기’를 달고 올림픽에 나선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임효준(25)이 중국으로 귀화해 ‘오성홍기’를 달고 올림픽 출전을 노린다.

임효준의 에이전트사인 브리온 컴퍼니는 지난 6일 “임효준은 중국빙상경기연맹의 제안을 받아 중국 특별 귀화 절차를 밟고 있다”며 “중국 귀화는 아직 한참 선수 생활을 이어갈 시기에 그러지 못하는 어려움과 아쉬움에 기인한 바가 크다”고 공식발표했다

임효준은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1500m 금메달과 남자 500m 동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2019년 6월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저지른 순간적인 실수는 임효준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임효준은 웨이트트레이닝 센터에서 체력 훈련 중 대표팀 후배 A의 바지를 잡아당겨 신체 부위를 드러나게 한 혐의(강제추행)로 기소됐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그해 8월 임효준에게 선수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내렸다. 임효준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결과를 뒤집지 못했다.

임효준은 지난해 11월 강제추행 혐의와 관련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동료 선수의 반응과 분리해 오로지 피고인이 반바지를 잡아당긴 행위만 놓고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무죄 판결을 받기는 했지만 이미 ‘동성 성희롱범’이라는 멍에를 쓴 임효준은 더이상 한국에서 운동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자격정지징계와 법적 공방 과정에서 2년 가까이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주변의 따가운 시선도 임효준이 다시 스케이트화를 신는 것을 방해했다.

현실적으로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뒤집어지면 그 시점부터 징계가 다시 시작되기 때문이다. 임효준은 결국 고민 끝에 올림픽 출전이라는 목표를 위해 중국 귀화를 선택했다.

임효준의 여러 가지 상황은 과거 올림픽 출전을 위해 러시아로 국적으로 바꿨던 한국 쇼트트랙 전설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와 비슷하다. 안현수는 한국이 아닌 러시아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2018 소치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에서 3관왕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임효준이 향하는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에 안현수가 코치로 부임할 예정이다. 임효준의 이같은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안현수가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임효준의 에이전트는 “임효준이 어려운 시간을 보내면서 소속팀과 국가대표 활동을 전혀 하지 못한 채 2년의 세월을 보냈다”며 “상대 선수에게 사과를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형사 고발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효준은 한국 선수로서 태극기를 달고 베이징 올림픽에 나가 올림픽 2연패의 영광을 누리고 싶었지만 한국 어느 곳에서도 훈련조차 할 수 없었다”며 “빙상 선수로서 다시 스케이트화를 신고 운동할 방법만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브리온 컴퍼니는 “한 젊은 빙상인이 빙판 위에 서고자 하는 의지에서 비롯된 결정이니 사실과 다른 억측이나 지나친 인격 모독성 비난은 자제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외신에서도 임효준의 이번 귀화 결정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NBC스포츠는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1500m 금메달리스트 임효준이 중국 국적을 얻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나선다”며 “임효준의 귀화는 2006 토리노올림픽 3관왕이었던 안현수의 러시아 귀화를 떠오르게 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포털사이트 ‘QQ닷컴’에 게재된 텐센트 뉴스 기사는 “한국 쇼트트랙이 얼마나 암울하면 한국의 금메달리스트 임효준이 중국으로 귀화했을까”라며 임효준의 귀화 결정을 자세히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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