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가족복지 지출 OECD 바닥권, 이대론 출생률 못 올린다

  • 등록 2024-01-23 오전 5:00:00

    수정 2024-01-23 오전 5:00:00

우리나라의 가족복지 분야 공공지출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바닥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간한 ‘2022 통계로 보는 사회보장’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가족복지 분야 공공지출의 비율을 국가별로 비교해본 결과 한국은 1.6%로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31위에 불과했다. OECD 전체 평균인 2.1%보다 훨씬 낮고, 스웨덴 등 7개 유럽 국가의 3%대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이는 정부 예산과 공적 기금 등 공공 부문의 재원으로 가정에 지원되는 현금과 현물의 수준에서 우리나라가 경제규모에 비해 크게 뒤처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현물 급여는 OECD 평균을 약간 웃도는 반면 현금 급여가 평균의 절반 이하인 점이 눈에 띈다. OECD 전체의 GDP 대비 현금 급여 비율은 1.1%, 현물 급여 비율은 1.0%인 데 비해 한국은 각각 0.5%, 1.1%다. 현금 급여 항목에 가족수당, 출산휴가, 육아지원 등이 포함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정별 출산 관련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복지 급여가 미흡함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2000년대 중반 이후 2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출생률 제고를 위해 쏟아부었다는 300조원가량의 돈은 어디로 간 것일까? 그 자체가 여러모로 부풀려진 금액일뿐더러 우리와 유사하게 인구 감소를 겪은 다른 주요 국가들의 관련 예산보다 많았다고 단언할 수 없다. 게다가 최근에는 우리나라 저출생 대응 예산 가운데 약 절반이 주택구입과 전세 자금 대출, 다가구주택 매입임대 등 주거 지원에 사용되는 양상이었다. 주거 안정과 출산 사이에 상관 관계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주거 지원에 저출생 대응 예산이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출산과 육아에 대한 직접 지원은 그만큼 축소됐다고 볼 수 있다.

프랑스 정부가 출산휴가 연장을 비롯한 저출생 대책을 최근 발표하는 등 주요국들이 출생률 제고를 위한 공공자금 투입을 늘리고 있다. 합계출산율이 0.7명대로 OECD에서 꼴찌인 우리는 더 이상 머뭇거릴 처지가 아니다. 출생률이 더 추락하기 전에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 중심에 출산과 육아에 대한 직접 지원에 초점을 맞춘 가족복지 급여 확대 방안이 놓여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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