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유로 동반약세…'사면초가' 수출기업

원·엔 환율 7년만에 최저
글로벌 가격경쟁력 하락
관련기업 주가도 떨어져
  • 등록 2015-05-29 오전 5:30:15

    수정 2015-05-29 오전 5:30:15

[이데일리 정태선 안혜신 기자] 엔저쇼크에 유로화 약세까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국내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재정환율은 장 마감 이후 100엔당 892.11원까지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08년 2월 이후 7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엔 환율은 엔·달러 환율이 한 때 124엔대까지 올라서는 등 엔화 약세에 영향을 받아 하락 압력이 커졌다.

최근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RB)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달러를 사고 엔화를 파는 움직임을 부추겨 엔화가치는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엔저가 가속화돼 125∼130엔대까지 더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에 유로화 가치가 한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유로화도 동반 약세다.

상대적으로 엔화나 유로화 대비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국내 수출기업은 울상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 307개사 가운데 70.3%가 “현재 원·엔 환율 수준에서는 일본 제품에 대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답했다. 원·엔 환율은 현재 100엔당 900원 안팎에 머물러 있으며, 5월 평균 환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가량 떨어진 상황이다.

업종별로 보면 일본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철강금속, 기계류 등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철강금속 업종은 응답 기업의 74.4%, 기계류는 72.9%가 일본 제품에 대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답했다. 유로화 약세와 관련해서는 응답 기업의 51.8%가 현재 원·유로 환율 수준에서는 유럽시장에서 수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답했다. 원·유로 환율은 현재 유로당 1230원 수준이다.

수출관련 기업들의 주가 역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엔저 피해주로 꼽히는 현대차(005380) 주가는 5월 들어서만 7.7%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000270) 역시 4.2% 빠졌고, LG화학(051910) 역시 6.6% 하락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2년 1500원이었던 원·엔 환율은 최근 900원을 하회할 정도로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이는 단기적으로는 일본 업체의 수익성 개선으로 나타나며,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업체는 상대경쟁력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내수 회복이 더딘 데다 수출까지 부진해지면서 생존을 위한 기업들의 체질 개선이 더욱 시급해졌다. 장기간의 엔고와 경기침체 속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며 살아남은 일본 기업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작년 일본 주요 기업 530개사의 영업이익은 30조4200억엔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전인 2007년 수준(30조200억엔)을 회복했다. 이는 엔저 효과 뿐 아니라 일본 주요기업이 △철저한 소비자 중심의 영업 △지속적인 연구개발 △획기적인 마케팅을 통한 수요창출로 경쟁력을 강화한 덕분이라는 평가다. 오세환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당국의 환율 안정화 정책, 국제적인 정책 공조와 함께 환위험 관리를 강화하고 원가를 절감하려는 수출기업들의 적극적인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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