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시리아 3골 차로 이겨야 본전인 이유

  • 등록 2016-09-04 오후 1:36:01

    수정 2016-09-04 오후 1:36:01

시리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2차전을 위해 말레이시아 세렘반으로 출국한 슈틸리케호 태극전사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을 치르는 슈틸리케호가 시리아를 반드시 이겨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6일 오후 9시 말레이시아 세렘반에서 시리아와 월드컵 최종예선 2차전을 펼친다.

이 경기가 열리기까지 참으로 우여곡절이 많았다. 현재 시리아는 2011년부터 시작된 내전 때문에 국가 시스템이 마비된 상황.

UN 난민 기구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5년 9월 기준으로 전체 시리아 난민 숫자는 약 11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 중 시리아 내 남아 있는 난민 숫자는 약 700만명, 시리아를 떠나 다른 나라로 떠난 난민 숫자는 약 400만명에 이르고 있다. 지금까지 사망자 수만 4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스포츠 경기를 여는 것도 당연히 불가능하다. 시리아축구협회는 현재 카타르 도하로 옮겨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대표 선수들도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 위주로 구성했다. 대표팀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시리아축구협회는 내전 때문에 자국 개최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한국과 홈 경기를 레바논에서 열겠다고 신청했다. 하지만 레바논 역시 안전 문제와 경기장 사정 때문에 가 대두해 취소됐다.

경기 장소를 잡지 못하고 몰수패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마카오의 카지노 재벌이 후원을 약속했다. 마카오에서 한국전을 치러지는 듯 했다. 하지만 마카오축구협회와 시리아축구협회의 협상은 비용 문제로 경기 엿새를 남기고 결렬됐다.

결국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직접 경기 개최지 섭외에 나섰고 AFC 본부가 있는 말레이시아가 총대를 멨다. 경기는 말레이시아에서 열리지만 경기장 임대, 상대 팀 숙박 및 수송, 경기장 안전 및 운영 비용은 시리아축구협회가 부담해야 한다. 시리아축구협회는 AFC 지원금으로 비용을 충당하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번 경기는 우여곡절 끝에 치르게 됐다. 하지만 업무 마비상태인 시리아축구협회가 남은 4차례 홈경기 비용을 제대로 댈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실제로 당장 11월로 예정된 시리아-이란전의 개최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최악에는 시리아축구협회는 남은 일정에서 홈경기는 모두 포기하고 원정경기만 치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시리아가 홈경기를 모두 포기한다면 규정상 시리아의 0-3 몰수패가 된다.

하지만 이미 치른 경기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어떤 결과가 나오건 한국전의 승패와 스코어는 그대로 인정된다. 만약 시리아가 이후 홈경기를 포기한다고 가정할 때 한국으로선 3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본전인 셈이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이번 시리아전에서는 반드시 이겨서 승점 3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물론 객관적인 전력은 우리가 훨씬 앞서있다. 시리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5위(8월 기준). A조 6개팀 가운데 가장 순위가 낮다. 48위인 한국과 큰 차이가 난다.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은 시리아에 3승2무1패로 앞선다. 시리아에 패했던 것은 1984년 12월 7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AFC 아시안컵 경기(0-1패)가 유일하다. 가장 최근에 열린 2010년 친선경기에서도 우리가 1-0으로 이긴 바 있다.

경기가 열리는 장소가 말레이시아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중동 원정과 비교하면 시차나 이동거리 면에서 확실히 우리에게 유리하다. 반면 시리아는 우즈베키스탄 원정을 치르고 말레이시아로 이동하기 때문에 오히려 일정상 더 불리하다.

물론 방심은 금물이다. 그동안 시리아와의 경기를 보면 고전한 경기가 꽤 있었다. 시리아에 거둔 3승 가운데 2승이 1골 차 승리였다. 1-1 무승부도 두 차례나 있었다. 특히 2009년 2월 두바이에서 1-1로 비겼을 때는 상대 자책골로 간신히 패배를 면했다.

시리아는 지난 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원정 1차전에서 팽팽한 접전을 펼치다 후반 29분 결승골을 내줘 0-1로 아깝께 패했다. 비록 내전 탓에 모든게 열악한 상황이지만 그래도 실력이 만만치 않음을 증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시리아는 우즈베키스탄과 1차전에서 수비벽을 두텁게 쌓았다”라며 “우리도 중국전에서 힘겹게 이겼던 만큼 중국전을 교훈 삼아 시리아전에서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전에서 후반 중반까지 점유율이 70%를 넘었지만 상대적으로 공격 과정에서 따낸 코너킥은 1개에 불과했다”며 “시리아전에서는 좀 더 직선적인 플레이를 해야만 시리아의 수비벽을 깰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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