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성큼 다가온 노인 맞벌이 시대, 양질 일자리 고민해야

  • 등록 2023-10-20 오전 5:00:00

    수정 2023-10-20 오전 5:00:00

60세 이상인 부부 10쌍 중 3쌍은 맞벌이를 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배우자가 있는 60세 이상 가구 가운데 맞벌이 가구 비율이 31.1%로 집계됐다. 2017년에는 28.9%였으나 5년 만에 2.2%포인트 높아졌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70세가 넘어서도 계속 일하는 노인이 198만 2000명(2023년 9월 기준)에 달한다.

이들이 늙어서도 쉬지 못하는 이유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서라고 한다. 과거 전통적 대가족 사회에서는 노부모의 부양은 자녀의 책임으로 인식됐으나 점차 핵가족화 하면서 국가의 책임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인식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연금 등 노인 복지제도의 미흡으로 아직까지는 국가가 노인들의 생계를 충분히 지원해주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37.6%(2021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늙어서도 쉬지 못하고 생활 전선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 한국 노인들의 서글픈 현주소다.

그러나 일하는 노인들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일은 아니다. 궁핍한 노후는 개선해야 할 부분이지만 노인들이 일터에 계속 머무르는 것이 필요한 측면도 있다. 인구위기 극복을 위해 노인 노동력의 활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인구추계에 따르면 현재 3700만명대인 생산가능인구가 2040년에 가면 2800만명대로 줄어든다. 지난해 합계출산율 0.78명을 기록한 한국의 극심한 저출산은 향후 20년 동안 가용 노동력의 4분 1이 사라지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경제는 물론이고 학교 군대 병원 등 사회 기반시설의 유지를 어렵게 할 것이다. 한국은 심각한 인구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인구감소 시대에 노인 노동력의 활용은 한국 경제와 사회의 지속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다. 하지만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단발성·저임금 일자리만 늘어나는 현실은 바로잡아야 한다. 노동력을 공급할 의지가 있는 사람이 자신의 역량에 맞는 고정적이고도 연속적인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장년 근로자들의 일할 기회 확대를 위해 임금 체계의 과도한 연공성을 줄여나가는 등 노동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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