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줄잇는 선심성 감세 폭탄 , 건전재정 다짐 어디 갔나

  • 등록 2024-01-05 오전 5:00:00

    수정 2024-01-05 오전 5:00:00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감세 폭탄이 줄을 잇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그제 열린 ‘2024년 경제정책방향 협의회’에서 전통시장 신용카드 소득공제 확대와 임시투자세액 공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전통시장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공제율을 40%에서 80%로 높여 올 상반기에 한시 적용하며 임시투자세액 공제는 설비투자 증가액의 10%에 해당하는 세금을 돌려주는 것으로 올 1년간 한시 적용된다. 여권은 내수 진작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총선에 맞춰 급조한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정책의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 뿐만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증권거래소 개장식에 참석해 “내년에 도입할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금투세는 주식이나 채권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발생한 양도차익이 연간 5000만원을 넘는 경우 초과분의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제도다. 윤석열 정부는 금투세 폐지 추진에 대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현상)와 외국자본 이탈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금투세 폐지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의 기본 원칙에 비춰 볼 때 합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부동산 양도차익에 세금을 물리면서 금융상품 양도차익에는 세금을 물리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고 금투세로 전환하는 것이 국제적 조류이기도 하다. 손해를 본 투자자에게도 세금을 물리는 거래세보다 이익을 본 사람에만 과세하는 금투세가 더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미국 스웨덴 독일 일본 등이 그 예다. 특히 일본의 성공 사례에는 배울 점이 많다. 일본은 10년간(1989~1999년)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낮춰 폐지하고 금투세를 정착시켰다.

세금이 지난해에만 60조원이나 덜 걷혀 나라 금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적자가 쌓이고 있다. 정부가 씀씀이를 줄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랏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국내총생산 (GDP)대비 정부 부채비율은 53.5%로 5년 사이에 13.4%포인트나 높아졌다. 윤석열 정부가 국정운영 기조로 내세운 건전재정 의지가 진정성 있는 것이라면 연일 감세 폭탄을 쏟아내는 포퓰리즘 정책을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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