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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지난 7월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할리우드의 디즈니, 픽사와 더불어 세계 3대 애니메이션 제작자로 꼽힌 스튜디오 지브리(이하 지브리)가 사실상의 해체를 발표한 것이다. 스즈키 토시오 대표 프로듀서는 “‘추억의 마니’ 이후 제작부문은 휴식에 들어간다”며 “당분간 신작 발표는 없다”고 밝혔다. 지브리가 저작권 관리 등 부가업무 외에 애니매이션 제작을 중단하게 된 것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아버지’라 불리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은퇴가 결정적이었다.
미야자키 감독은 1985년 지브리를 설립한 후 ‘천공의 성 라류타’(1986)를 시작으로 ‘이웃집 토토로’(1988), ‘붉은 돼지’(1992)를 비롯해 일본 역대 최고 흥행작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 등 극장 개봉용 애니메이션을 만들며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다. 특히 ‘센과 치히로…’는 2002년 베를린영화제 금곰상과 2003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며 작품성도 공인받았다. 그러나 미야자키 감독은 지난해 ‘바람이 분다’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고, ‘추억은 방울방울’을 만들었던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신작 ‘가구야공주의 이야기’가 흥행에 실패하는 바람에 지브리는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지브리의 상황을 접하고 아쉬움이 컸을 애니메이션 애호가들을 달래줄 전시가 한국에서 열린다. 오는 9월 3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6개월간 서울 용산구 한강로 현대 아이파크몰 6층 특별전시관에서 열리는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조형전’이다. 전시는 지브리의 명작을 오감으로 느껴볼 수 있게 구성했다. 지브리의 6개 대표작인 ‘이웃집 토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모노노케 히메’ ‘붉은 돼지’ ‘폼코코 너구리 대작전’ 등의 명장면을 현실 속에 재현해 관람객들이 영화 속 주인공이 되는 듯한 환상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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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노 코지 지브리 대표는 “이번 전시는 애니메이션 세계를 재현한 것이라 비현실의 세계지만 ‘토토로는 정말로 있는 것이 아닐까’ ‘치히로가 일하던 공중 목욕탕이 어딘가 있을지도 몰라’라는 상상력을 한없이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관람객 스스로가 그것을 발견할 수 있는 것에 큰 기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로 이런 전시가 미야자키 작품의 테마고 입체조형전에 담긴 마음이란 설명이다. 이어 호시노 대표는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자신만의 지브리 세계를 새롭게 찾아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전시기간 중 휴관은 오는 추석 당일인 9월 8일과 설날인 내년 2월 19일 이틀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며 오후 7시에 입장을 마감한다. 입장료는 성인 1만 5000원, 학생·청소년 1만 2000원. 1688-6875.